ADVERTISEMENT

책을 만나는 색다른 공간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폭우로 점철된 날씨 탓인지 가을이 서둘러 온 느낌이다. 이럴 땐 야외로 나가는 것보다 책을 벗삼아 보는 건 어떨까. 한옥으로 지어진 도서관부터 장난감을 빌려주는 도서관, 음식문화에 관련된 서적이 가득한 도서관까지-. 남은 8월을 특색있는 도서관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보자.

한옥에선 책 읽고, 마당에선 전통 놀이

지난 4월 28일 개관한 글마루한옥어린이도서관(구로구 개봉동)은 원래 청소년 독서실 자리였던 곳을 헐고 새로 지은 ‘진짜’ 한옥 도서관이다. 대지면적 880㎡, 연면적 441㎡에 2층 구조로 주동 1층에는 자료실과 좌식 열람실이, 2층에는 휴게실·다락방·지식나눔방 등이 있다. 한옥체험관으로 꾸며진 별동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은 전통 정원이 눈에 띈다.

“전국적으로는 순천에 이어 두 번째, 서울에서는 첫 번째 한옥도서관”이라는 게 최종숙 사서의 설명이다.

매달 한 번 세시풍속에 맞춘 행사를 하는 등 도서관 이벤트 역시 전통을 살렸다. 내달에는 한가위 행사가 마련돼 있다. 9월 17일 오후 2시부터 다식판으로 떡에 다양한 무늬를 찍어보는 ‘떡살 찍기’ 가 열린다. 마당에서는 9월 10일부터 12월 24일까지 매주 놀토에 널뛰기, 팽이 돌리기, 굴렁쇠 돌리기 등을 전래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비가 오면 실내에서 실뜨기와 공기놀이 등을 한다.

마치 옛날 서당을 연상케 하는 ‘훈장님과 함께 하는 하늘천 따지’도 인기 수업 중 하나다. 9월 21일부터 12월 7일까지, 매주 수요일(초 1~2학년 오후 3시, 초 3~4학년 오후 5시)에 열린다. “특별히 행사가 없는 날에도 아이들은 마당에서 사방치기 등을 하거나 한옥에서 책을 읽거나 하며 스스로 잘 논다”는 것이 최 사서의 말이다. 한적한 시간을 골라 책도 보고 놀다 가기 좋은 곳이란 얘기다.

이용 시간은 11~2월에는 오전 10시~오후 6시, 3~10월은 오전 10시~오후 7시. 토·일요일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며, 화요일은 휴관한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 문의=02-2615-8200

음식과 관련된 책을 총망라해 소장

농심음식문화전문도서관(동작구 신대방동)은 맛과 건강, 음식사에 관련된 책 2만여권을 보유한 식문화 전문도서관이다. 지난 2009년 4월 23일 개관했으며, 농심 본사 도연관 R&D센터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165.2㎡ 규모의 서고에 단행본 2만여 권과 고서 203권, 시청각 자료 208편 등이 소장돼 있어 말 그대로 음식과 관련된 책 모두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음식문화서는 물론, 관련 문화 인류학과 철학서까지 다양하고 전문적인 책을 총망라한 것이 특징”이라는 게 윤지현 사서의 설명이다. 또 음식 관련 만화책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희귀한 고서도 눈에 띈다. 조선시대 안동 장씨의 ‘규곤시의방’ 등 전통음식문화 관련 고서와 희귀 자료들이다. 그 중 가장 오래된 책은 ‘포은집(圃隱集)’이다. 포은집은 고려 말기의 학자 정몽주(鄭夢周)의 시문집이다. 농심식문화전문도서관에 상·중·하 3권 중 1439년에 출간된 상·중 2권의 원본과 1671년 출간된 하권이 소장돼 있다. 포은집은 요리법이나 음식이야기를 직접 언급하진 않지만 당시의 음식문화를 추정해 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 많다.

이용시간은 평일(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낮 12시~오후1시는 제외). 외부 대출은 불가능하며, 홈페이지(library.agroheart.co.kr)에서 자료 검색이 가능하다.

▶문의=02-820-8299

책 실컷 읽고 장난감도 빌리고

지난 2009년 10월 29일 개관한 동작상도국주도서관(동작구 상도동)은 상도 1~5동 주민센터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남겨진 건물을 도서관으로 세련되게 리모델링 한 곳이다. 이곳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800점이 넘는 장난감을 대여해주는 ‘로야 장난감 대여점’이다. “책을 실컷 읽은 후 장난감을 빌려 집에 가는 것이 아이들이 원하는 코스”라고 엄정귀 관장은 설명한다.

도서관 1층에는 ‘어린이자료실’, 엄마와 아가가 함께 책을 보는 ‘모자자료실’, 장난감대여점, 세미나실 등이 있다. 2층은 ‘종합자료실’과 야외공연이 열리는 ‘하늘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를 타깃으로 하다 보니 가베 교실이나 원어민영어처럼 알찬 프로그램도 많이 진행된다. 25일에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북 아트교실이 열린다. 정해진 책을 읽고 스스로 책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용 시간은 평일(화~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5시 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 문의=02-813-6760

[사진설명] 글마루한옥도서관은 한옥도서관 특성을 살려 전통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훈장님과 함께 한자성어와 기본예절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김경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