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고교야구] 잘 던지고 잘 친 심재민, 김응용에게 혼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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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심재민

“넌 투수야. 그 상황에서 스윙을 하면 안 돼. 팔을 풀고 있어야지.”

 개성고 1학년 투수 심재민(16)은 2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서 선린인터넷고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공격에서 홈런까지 쳤지만 경기 후 핀잔을 들었다. 심재민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던진 주인공은 김응용(70) 삼성 고문이었다.

 김 고문은 경기 후 심재민을 따로 불렀다. 심재민이 8회 말 공격 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음 타자로 나서기 위해 스윙 연습을 하는 걸 보고 나서다. 김 고문은 “주자가 없을 때는 투수 준비를 해야 한다. 스윙 연습을 세게 하면 마운드에서 감을 잃게 된다”고 따끔하게 조언했다. 김 고문은 개성고의 전신인 부산상고 출신으로 심재민의 54년 선배다.

 심재민은 이날 개성고 공·수를 책임졌다. 그는 3회 초 선발 김신우의 뒤를 이어 등판해 7과 3분의1이닝 동안 3피안타·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5회에는 솔로 홈런도 때려냈다. 타석에서는 3타수 3안타·1볼넷·2타점을 올렸다. 개성고는 10회 연장 끝에 4-3으로 이겼다. 김상재 개성고 감독은 “심재민은 구속이 빠르고 집중력이 좋다”고 했다. 시속 140㎞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심재민은 낙차 큰 커브와 120㎞대 후반의 슬라이더도 수준급이다. 김응용 고문은 종종 개성고를 찾아가 심재민에게 “투구 동작에서 무릎이 빨리 펴진다” “공을 놓는 지점을 조금 더 앞으로 가져가라”는 등의 원포인트 레슨을 해준다. 심재민은 “삼성 차우찬처럼 밸런스 좋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서울고는 제물포고를 2-1로 꺾고 8강에 합류했고, 유신고는 상원고를 2-1로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강릉고는 효천고를 상대로 10-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수원=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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