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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마음 합쳐 뛰자” 유승민 “이겨도 져도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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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 마포 가든호텔 2층 무궁화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서울시당 당원협의회 위원장 40여 명이 모여 조찬 간담회를 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정치 생명을 걸다시피 한 오 시장에게 시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시당 측이 불참자는 당 최고위에 보고하겠다고 미리 주의를 줬기 때문에 대부분의 당협위원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된장국을 메뉴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투표 당일(24일)이 임시 공휴일이 아니고 휴가 기분이 가라앉지 않은 뜨거운 여름날이 될 것 같아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마음을 합쳐 일사불란하게 뛴다면 투표율 33.3%를 달성하는 게 그리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져달라”고 했다.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인 홍준표 대표는 “합법적 주민투표에 대해 거부 운동을 벌이는 민주당은 공당의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친박계 구상찬 의원이 발언을 신청해 “당 일각에서 이번 (지역구) 투표율을 총선 공천과 연계시키겠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열심히 뛰고 있는 의원들의 소신을 폄훼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려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유승민

 더 큰 파열음은 오전 8시30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서 나왔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전날 나경원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주민투표를 돕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을 거론하며 포문을 열었다. 유 최고위원은 “그동안 무상급식 문제로 정책 의원총회 한 번 연 적이 있느냐. 왜 당이 16개 광역단체장 중 한 명에 불과한 서울시장이 혼자 결정한 대로 끌려가야 하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 최고위원은 “오 시장이 묻고 있는 ‘2014년까지 50% 무상급식’은 당론이 아닌데도 왜 당이 스스로 깊은 수렁에 빠지면서 투표에서 지면 당이 망한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황한 홍 대표가 중간에 “거기까지만”이라며 발언을 만류했으나 유 최고위원은 “지금이라도 중앙당은 주민투표와 거리를 둬야 한다. 당은 주민투표에 이겨도 곤란해지고, 져도 곤란해진다”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오 시장 측은 “유 최고위원의 주장은 예상됐던 것으로 투표 지원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내에선 자칫 주민투표가 한동안 잠잠하던 계파 갈등을 촉발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에 마련된 서울시 무상급식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청에 마련된 주민투표 부재자 투표소를 찾았다. 21~26일 몽골 등 3개국 순방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투표를 마친 뒤 “투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큰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에 모습을 보인 박근혜 전 대표는 주민투표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제 입장을 이미 말씀드렸다”고만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무상급식은 지자체마다 사정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주민투표의 총 유권자 수가 838만7281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투표 성립 요건인 투표율 33.3%를 넘기려면 279만5761명 이상이 투표를 해야 한다. 서울시 선관위는 19일부터 주민투표 공보물을 각 가구로 발송한다.

글=김정하·백일현·양원보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시 시장

1961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5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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