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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도서관을 찾아서 ③ 천안 두정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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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특화도서관인 천안 두정도서관이 어린이들의 정보와 문화나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9년 말 개관한 이곳은 530석 규모의 어린이 열람실과 유아 열람실, 체험실 등의 다채로운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일 평균 3000여 명이 드나들고 있다. 11일 어린이 강좌가 열린 두정도서관을 다녀왔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11일 두정도서관 여름방학특강인 '창의력 쑥쑥! 놀이미술'에 참가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폐품을 활용해 자신만의 집을 만들고 있다. [조영회 기자]


여름방학 도서관에서 즐겨요

이날 오후 4시 천안 두정도서관 1층 문화강의실에서는 ‘창의력 쑥쑥! 놀이미술’ 수업이 열렸다. 초등학교 저학년(1~3)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아이들의 창의력 개발과 미술의 재미를 갖게 하기 위해 ‘여름방학특강’으로 9일부터 시작됐다.

20여 명의 아이들은 하얀 도화지 위에 자신만의 ‘꿈의 집’을 그리고 폐품을 활용해 집을 만드는 작업에 여념이 없다.

“우유팩하고 깡통 등 재료가 더 필요한 학생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김윤희(50·여) 강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저마다 손을 들고 폐품재료가 더 필요하다고 난리다.

“저 깡통이 두 개 있어야 해요.”, “초코과자 상자는 저 주세요.”

평소 폐품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아이들이었지만 이날만큼은 그 무엇보다 훌륭하고 중요한 재료였다.

김 강사는 “이번 수업은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폐품을 활용해 자신이 생각한 꿈의 집을 그리는 것”이라며 “폐품을 활용해 스스로 만들기를 함으로써 창의력을 키우는 동시에 재활용의 의미를 새겨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수업에 참여중인 정채란(9)양은 “지난 겨울방학에도 이곳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미술보다 더 쉽고 재미있어 방학 때 마다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학년들의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도서관 이용을 생활화하기 위해 펼쳐지고 있는 이번여름방학특강은 ‘창의력 쑥쑥! 놀이미술’ 이외에도 ▶재미있는 동화나라 ▶문화재랑 놀자! ▶어린이 유머스피치 ▶나는야! 팝업북 작가 ▶우리아이 경제교실 등 다양한 운영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 놀이터로 ‘각광’

양혜승(8)양 가족의 여름방학 일과는 도서관에서 시작해 도서관으로 끝난다. 오전에는 1층 어린이 열람실에서 독서를 즐기고 지하 1층에 마련된 체험실에서 놀이기구(미끄럼틀, 볼 풀 등)를 타고 신나게 놀다 보면 오전이 훌쩍 지나간단다. 오후 4시부터는 문화강의실에서 여름방학 특강 수업도 듣는다. 양양은 “6살 때부터 도서관을 다녔지만 한 번도 지루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라며 “책과 함께 놀다가 지루해지면 놀이기구를 타고 가끔 인터넷 게임도 할 수 있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6살 난 동생 윤주도 마찬가지다. 엄마 손에 이끌려 언니와 함께 도서관에 4살 때부터 다니기 시작한 윤주는 책 읽는 것이 생활화 돼 있다.

두 자매의 엄마 백정기(37)씨는 “두정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동네에 책 빌릴 곳도 읽을 공간도 마땅치 않아 다른 동네 도서관을 이용해왔다”며 “이곳이 지난 2009년 개관한 이후 거의 매일 오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독서는 억지로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처음엔 그 과정이 좀 어려웠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다 읽지 못한 책은 집으로 대여해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혜승·윤주 자매는 두정도서관에서 매주 10권 이상의 책을 빌려가고 있는 우수회원이다.

 최병론(55) 사서팀장은 “우리 도서관은 다른 곳과는 달리 어린이 특화 도서관이기 때문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부모들을 위한 일반강좌도 확대해 모든 주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음악회·인형극 등 다양한 공연도

두정도서관은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통해 문화와 예술도 접할 수 있도록 ‘어린이 도서관 음악회’를 매년 2회씩 마련한다. 이번에 열릴 2번째 어린이 공연은 오는 12월22일 도서관 다목적실에서 열 계획이다. 천안시립예술단의 진행으로 금관5중주와 현악합주로 나눠 공연한다. 천안시에 거주하는 어린이(유아 포함)와 부모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음악회는 어린이들이 평소에 많이 들었던 에델바이스, 도레미송, 유모레스크 등 친근한 음악 위주로 선정했다. 악기와 곡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곁들여 어린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쉽고 즐겁게 느끼도록 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의좋은 형제’와 ‘꼬마물고기의 사랑’ 등 2개의 인형극도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문의=이선옥 홍보담당자 041-521-2806

천안 두정도서관 이용시간

제1,2종합자료실 08:00~22:00

제1,2어린이열람실 09:00~18:00

디지털자료실 09:00~18:00

어린이체험실 09:00~18:00

※ 휴관일: 첫째주, 셋째주 월요일, 국경일 및 국가지정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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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도서관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 중 하나인 어린이 체험실. [사진=두정도서관 제공]

한 달 이용객 9만명, 1일 평균 3000명 이용

2009년 말 개관한 두정도서관은 신흥 주거지역인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으로 건립됐으며 쾌적한 환경과 편의성으로 방문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두정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은 두정·백석·불당동 등 인근 아파트 밀집 지역 주민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한 달간 이용객이 9만여 명에 달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1일 평균 3000여 명이 찾은 것으로 주말에는 3500여 명에 달하며, 도서대출도 총 4만 7640권(1일 평균 1588권)이다. 휴가철인데도 이용객은 천안·아산에서 가장 많다. 또 도서대출자는 1만 6748명으로(1일 평균 558명) 나타났고, 회원증 발급도 3434명(1일 평균 114명)에 달하는 등 가족단위 단골 이용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도서대출자 중 아동대출이 8097명으로 전체 대출자의 48%를 차지했고, 도서도 아동도서가 2만 7335권(5%)으로 어린이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 같이 두정도서관이 이용객의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과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체험, 멀티미디어, 놀이마당, 유아방 등을 갖춰 특화했다.

이용 편의성과 자료의 접근이 쉽고 계층별로 전문자료 비치 등 주민들의 욕구를 맞춤형으로 충족시키고 있는 점이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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