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디젤 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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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승용차용 디젤 엔진을 개발했다고 해서 화제다.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차이는 점화방법에 있다. 가솔린 엔진은 전기 불꽃으로 점화하는 반면 디젤 엔진은 공기를 강하게 압축해 발생한 열로 점화한다. 따라서 디젤 엔진은 기술적으로 한발 앞선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디젤 엔진은 에너지 효율이 가솔린 엔진보다 좋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의 절반 정도여서 유지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면 가솔린 엔진보다 생산비가 많이 들고 소음.진동이 크며 배출가스에 대기 오염 성분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디젤 엔진의 개발자에 관해서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

1894년 루돌프 디젤 박사가 수년간의 연구 끝에 디젤 엔진을 개발하자 가솔린 엔진을 생산하던 경쟁업자들은 크게 긴장했다.

당시 가솔린 엔진은 엔진 외부에서 버너로 점화하는 방식이어서 시동이 잘 꺼지고 화재 사고도 많이 났다.

당장에 디젤 엔진은 공장 동력장치와 선박용 엔진으로 불티나게 팔렸고 디젤 박사는 순식간에 큰 부자가 됐다.

그러자 가솔린 엔진을 생산하던 업자들은 각종 중상모략으로 디젤 박사를 괴롭혔다. 이에 디젤 박사는 신경쇠약증까지 걸리게 됐다.

1913년 영국에 새로 세운 디젤 엔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선을 타고 도버 해협을 건너던 디젤 박사는 여행 중 갑자기 행방불명이 됐다. 그리곤 2주 후 인근 바다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당시 언론들은 신경쇠약으로 인한 자살이라는 설과 경쟁자들에 의한 타살이란 설로 나뉘었다. 결국 그의 죽음의 배경은 확인되지 않은 채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디젤 엔진은 22년 다임러사가 트럭에 장착하면서 자동차용으로 처음 사용됐다.

승용차에는 벤츠사가 36년 처음으로 디젤 엔진을 얹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4륜구동 지프나 트럭.버스 등의 상용차 에 디젤 엔진을 달고 있다.

국내 디젤엔진 장착 차량은 1천1백만대의 보유 차량 중 3백80만대정도다. 곧 디젤 엔진을 단 승용차가 시판될 것이어서 디젤 엔진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영선.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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