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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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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에 맞먹는 129조원이 주식시장에서 날아간 지난주, 펀드 시장도 ‘악’ 소리가 났다. 5일까지 코스피지수가 229포인트 급락하며 지난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6.52%)은 2009년 이후 주간 하락폭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가올 시간도 만만치는 않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도 될 수 있는 법이다. 발 빠른 투자자는 벌써 저가 매수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145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삼성증권이 급락 장세를 헤쳐나갈 펀드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짧게는 목표 수익률을 정한 뒤 치고 빠지는 전략이다. 환매수수료가 없는 우수 펀드에 나눠 투자한 뒤 반등을 노려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한국투자 네비게이터1호’와 ‘마이다스 커버트콜’이 이 전략에 적합한 펀드로 꼽혔다. 2년간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를 냈던 네비게이터는 2009년 반등장에서 순환매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옵션을 이용해 변동성의 위험을 줄이는 ‘마이다스 커버드콜’ 펀드는 급등 장세보다는 횡보나 하락장에서 위험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투자 기간을 1년 정도 잡는다면 안전자산으로 투자처를 조정할 필요도 있다. 미국이 흔들리면서 현지 통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거둘 수 있는 해외 채권형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보라는 것이다. ‘프랭클린템플턴 글로벌 펀드’는 원자재 수출국 중심의 신흥국과 재정적자 비중이 낮은 선진국(노르웨이와 스웨덴)의 현지 통화 표시 국공채에 분산 투자한다. 미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 등을 편입한 ‘알리안츠PIMCO토탈리턴’ 펀드는 최근 미국의 국채 비중을 줄이고 있는 만큼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좀 멀리 보는 투자자라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안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것)에 대비하는 펀드 투자 전략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시장의 급락을 야기한 경기 둔화의 우려 속에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리는 돈이 많아지면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에 대비하는 펀드로는 ‘PCA물가따라잡기’가 대표적이다. 물가연동국채(46.5%)를 편입해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의 하락을 막아준다.

 최근 안전자산으로 절대적인 가치가 부각되는 금에 투자할 수도 있다. 금 선물과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KB골드특별자산’ 펀드로 인플레이션 헤지와 통화 가치 하락, 안전자산 보유 등의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위험 분산 전략을 활용한 ‘하락 방어형 펀드’ 투자도 있다.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 펀드는 헤지펀드가 주로 사용하는 ‘롱숏전략’을 통해 하락장에 대비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스마트머니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진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펀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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