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성공 전략에 관한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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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 업계에서 세계 최강인 인텔의 펜티엄 시리즈에 대항해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애슬론''의 처리속도는 650㎒로 인텔의 펜티엄Ⅲ 최신버전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많은 반도체 관계자들도 AMD가 수 년간 수 십억 달러들 들여 개발한 ''애슬론''이 성능면에서 최고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 이름은 아직 낯설다. AMD가 이 칩을 알리는 데 다시 수 년간 수 백만 달러를 들여야 할 지도 모른다.

포브스 ASAP지의 마이클 멀로운 편집 발행인은 ABC뉴스 인터넷판에 보낸 특별기고문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성공 전략에 관한 조언을 했다.

다음은 기고문을 요약한 내용이다.

"컴퓨터 칩 업계의 ''골리앗''인 인텔의 아성에 지난 25년간 줄기차게 도전해 온 AMD의 저력은 바로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리 샌더스에 있었다. 지난 57년설립돼 미국 메인주 사우스포틀랜드에 본사를 두고 인텔 등 여러 업체의 최고경영자를 배출한 페어차일드사 출신인 샌더스 회장은 지구상에서 현재 가장 성공적이며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는 인텔을 상대로 25년간 생존경쟁을 벌여왔다.

같은 페어차일드 출신 사장 아래에서 18개월마다 새로운 칩을 개발하며 세계시장을 주도해 온 인텔에 대항하면서 AMD는 수 많은 고비를 넘겨왔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이제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에 만족하던 때를 벗어나 종종 인텔을 능가하기도한다.

이 모든 AMD 역사의 중심에는 제리 샌들러가 있었으며 초기 시절 AMD는 종종 샌들러 회장의 기지에 전적으로 의존해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다. 초기 유명한 TV 광고에서 서퍼(파도타기하는 사람)에게 정장을 입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직원들을 위해 대규모 파티를 열었으며 그들에게 정리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이가 샌들러 회장이다.

또 매년 살림이 곤궁한 직원 한 명을 위한 복권추첨 행사를 가져 할리우드에 살고 있는 자신처럼 부유하게 만들어 줬으며 멋친 스포츠카를 타고 회사에 출근하는 파격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즉 요즘 한창 뜬 첨단기업 출신 갑부들이 본받으려고 하는 모든 것들이 샌들러 회장에게서 나왔다.

이제 나이가 지긋이 들어 그의 친구들이 이미 죽거나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AMD 자체도 그 어느 때보다 전투하기 좋은 입장이다. AMD가 인텔을 한방에 거꾸려뜨릴 수는 없지만 마치 권투시합에서 매 회마다 점수를 차근차근 쌓아 이기는 방법으로 언젠가는 인텔을 정복할 수도 있다.

현재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은 AMD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애슬론'' 칩이 6개월내에 시장에 공급될 수 있으며 이 기간은 인텔로서도 아마 따라 잡기 힘든 기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샌들러 회장이 자신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보여준 다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AMD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반대다. AMD사는 샌들러 회장을 침묵시키고 있다.

이유는 AMD사의 홍보 담당자들이 샌더스의 약간은 기발한 생각들에 거부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샌더스 회장이 터무니없는 말을 할까봐 두려워 한다.

오늘날의 첨단 기술이란 미리 정교하게 각본이 짜여진 어릿광대같은 광고에서부터 최고경영자와 알랑거리는 업계지 관계자들 사이의 접촉까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따라서 홍보 전문가와 기업들은 이제 예전에 샌들러 회장이 도입했던 기발한 행동은 사내 박물관에 전시될 것 이상이 아니라고 생가한다.

하지만 이게 옳은 것인가. 현재의 AMD를 있게 한 것은 정확히 AMD가 모든 규칙들을 깨뜨려 왔기 때문이다. 즉 아무도 샌들러 회장이 어떤 상상을 벗어난 재미있는 일을 벌일 지 몰랐던 것이다. 만약 우리가 AMD에서 개발한 애슬론 칩에 대해 듣지 못했다면 그것은 지금껏 샌들어 회장이 해 왔던 식의 광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AMD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일하고도 현명하며 인간적인 음성, 즉 제리 샌들러의 음성이 필요하다. 이제 AMD는 샌들러 회장을 풀어줘야 한다. 그래서 그가 다시 한번 세상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