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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증산 결정… 향후 유가추이 관심

중앙일보

입력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달 1일부터 하루 1백45만2천배럴씩(이란 포함시 1백71만6천배럴)증산키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유가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OPEC의 결정에 동조하지 않은 이란도 회의 직후 자체 증산 방침을 밝힌데다 계절적으로도 비수기에 접어든만큼 유가가 하향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증산 결정의 배경〓OPEC의 증산 결정은 98년3월 이후 2년간 계속된 감산정책으로 유가가 한때 30달러선을 넘는등 고공 비행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0년대초 지나친 고유가 정책을 고수하다 유가가 폭락, 낭패를 겼었던 OPEC로서는 20~25달러 선에서 유가를 안정시켜야만 기존의 석유수요를 유지하고 비(非)OPEC 국가들의 돌발적 증산을 막을 수 있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 고유가 진정될까〓이번에 결정된 증산규모는 현 생산량이 아니라 현 생산쿼터에 근거하고 있어 실질적인 증산량은 하루에 50만배럴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이번 증산 규모만으로는 2분기 수급균형을 간신히 맞추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빌 리처드슨 미 에너지장관이 29일 밝혔듯 멕시코.노르웨이 등 비OPEC 국가들이 동반 증산에 나설 것인데다, 한번 증산쪽으로 방향을 틀면 쿼터를 상당부분 초과해 생산하는 OPEC 국가들의 관례에 비춰볼 때 실질적인 증산량은 하루 2백8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갑작스런 유가하락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OPEC가 오는 6월21일 임시총회를 열어 증산규모를 재조정하기로 한 것도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런던소재 세계에너지연구센터(CGES)의 레오 드럴라스 연구원은 "유가는 상반기 중 21~23달러선을 유지하다 하반기에 19~21달러선으로 안정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산업자원부는 국내에 도입되는 두바이산 원유 가격이 당분간 배럴당 22달러선 안팎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가 올해 경제운용 정책을 짜면서 기준으로 삼았던 원유가(21.5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무역흑자.물가관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OPEC의 증산 물량은 우리나라의 무역흑자 관리를 낙관하기에는 빠듯한 수준인데다 현재의 국제유가 수준도 원유도입액 억제 목표를 지키는 데 아슬아슬한 형편이라 낙관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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