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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박물관 여름방학 프로그램 8월 9~19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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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박물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어린이들에게 ‘옛집’의 구조와 집의 형태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알려주고, 기와를 탁본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성인들을 대상으로는 ‘조선 여성의 삶’이란 주제의 강연을 준비했다. “조선시대에도 이혼을 할 수 있었을까?” 강의를 통해 그 시대의 어머니상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성인과 아동 프로그램이 같은 시간대 진행돼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박물관을 찾을 수 있다.

김정규 기자·조한대 인턴기자

천안박물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박물관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옛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는 어떻게 살았는지 엿 볼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사진=천안박물관 제공]

고단한 조선 여성의 삶

“조선시대에도 이혼을 할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혼’이 있었다.

조선 숙종 때 신태영이라는 부인은 9년간 이혼소송에 휘말린다. 남편이 첩을 얻어 그녀를 내쫓고 이혼까지 하려 든다. 왕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너무 조리있게(?) 말한다는 이유로 유배까지 가게 된다. 조선시대 여성의 삶을 ‘인물’로 풀어 알려주는 강좌가 개설된다. 9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8회에 걸쳐 천안박물관에서 진행된다. 7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하계특강 ‘조선 여성의 삶’은 조선시대의 숨겨진 일화를 통해 당시 ‘여성의 사랑과 파탄’을 이야기 한다. 이 외에도 조선시대 여성의 놀이, 출산, 노동 등을 소개한다.

이 강좌에서는 또 조선시대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첩 때문에 상처받은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공개된다.

이숙인(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강사와 조희진(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강사가 ‘인물로 보는 조선의 여성지식’, ‘우리 역사와 문화 속 복식’, ‘서구 문물의 도입과 우리 의생활의 변화’를 알려준다. 또 김경미(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강사가 ‘조선시대 여성들의 노동과 경제생활’을, 조혜란(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강사가 ‘조선시대 규방의 놀이문화’를 강의한다. ‘왕실여성의 일상세계(김지영 서울대 비교문화연구소)’, ‘왕실 출산과 왕실가족의 탄생’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준다.

특강을 신청한 김경순(56)씨는 “평소 여성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며 “벌써부터 강좌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은정 학예연구사는 “시민들에게 역사가 재밌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특강을 기획했다”며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손으로 그리며 배우는 역사

건축물의 벽, 기둥, 천장 같은 곳에 오색으로 그려진 그림이나 무늬를 단청이라고 한다. 주로 궁궐, 사찰에서 볼 수 있다. 가칠단청, 긋기단청, 모로단청, 금모로단청, 금단청, 갖은금단청 등이 있다. 이처럼 단청은 종류가 다양하고, 각각의 의미도 다르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단청에 대해 알기 어렵다.

우리나라 고유의 ‘단청’을 알려주기 위해 천안박물관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9일부터 19일까지 ‘어린이박물관교실’에 참석한 아이들은 우리 ‘옛집’의 단청을 배울 수 있다. 20㎝ 길이의 나무판에 타분(초지본에 조개가루 뭉치를 두드려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타분이 끝난 후 물감으로 그리는 ‘단청’작업을 직접 체험한다.

또 ‘ㅁ’자형, ‘ㅡ’자형 집구조 등 각 지역별로 다르게 생긴 집들의 모양에 대해 공부한다. ‘우리 옛집의 역사’를 배우고 모형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다른 수업에서는 한지와 먹으로 기와·백제벽돌을 탁본하는 것도 해 본다. 석고와 찰흙으로 기와의 마구리인 ‘와당’을 만들고, 무량수전 모형 ‘공포’ 조립시간도 갖는다.

신경애 학예연구사는 “아이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에 흥미를 키울 수 있다. 체험학습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향상 시킬 수도 있다”고 자랑했다.

자녀들을 이번 교실에 참가 시킨 이정현(41)씨는 “아파트에서만 살아 온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옛집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아이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부터 19일까지, 1기부터 4기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한 기수에 20명씩 뽑는다. 하루에 2시간씩 4일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천안의 근대 역사 배워

천안박물관은 더불어 천안의 근대 역사를 알려주는 기획도 했다. 28일까지 작은 전시회 ‘천안, 근대를 말한다’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경부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천안역 이야기, 천안 명물 호도과자 이야기 등을 다룬다. 직산 공립·목천 소학교의 통지표, 수료증, 졸업앨범 등 여러 교육자료도 볼 수 있다. 천안삼거리타령을 수록한 음반과 각종 도서, 축음기도 전시된다.

천안 성환에서 벌어진 청일전쟁을 묘사한 우키오에와 전투지도를 볼 수 있다. 아울러 유관순, 이동녕, 조병옥 선생 등 지역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했던 당시의 자료도 전시한다.

60여 점의 자료들이 전시되는 ‘천안, 근대를 말한다’는 아이들에게 지역 역사를 알려주는 공간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는 ‘옛추억’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문의=학예팀 041-521-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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