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 미국서 ‘그랜드슬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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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삼성전자가 미국서 팔리는 모든 디지털TV 부문에서 판매 1위 자리를 석권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셈이다.

 2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디지털·평판·발광다이오드(LED)·IP(인터넷 프로토콜)·3D·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액정표시장치(LCD) 등 TV 전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전 부문 통틀어 후발 업체와의 점유율 차이도 평균 18%포인트나 났다. 일본 소니는 3D TV를 제외한 나머지 TV 부문에서 10%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올해엔 일본 파나소닉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PDP TV 시장 1위 탈환에도 성공했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 PDP TV의 삼성 점유율은 41%로, 2위인 파나소닉에 비해 5.8%포인트 앞섰다. 삼성전자가 PDP TV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숨은 1인치’ 덕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PDP TV 화면 크기를 1인치씩 늘린 제품을 선보였다. 초슬림 베젤 디자인을 적용해 TV 테두리 넓이를 줄여 얻은 효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DP TV 특성상 LCD TV처럼 테두리를 얇게는 못하지만 최근 얇은 디자인 트렌드에 근접한 첨단기술을 적용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TV 시장의 강호는 일본 소니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06년 LCD TV인 ‘보르도’를 시장에 내놓으며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2009년 TV 두께가 29㎜에 불과한 LED TV ‘핑거 슬림’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굳혔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TV 시장인 ‘스마트 TV’에 집중하고 있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트 최강자로 꼽히는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 TV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세계 첫 TV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스토어인 ‘삼성 앱스’로 스마트TV 시장 선점에 나섰다. ‘보는 TV’에 이어 ‘즐기는 TV’ 시장에서도 세계 1위 사업자를 고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상철 전무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스마트TV 콘텐트와 사용자 경험(UX) 기술을 보강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디지털 TV=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TV 수신기다. 디지털 TV는 화면을 수백만 개의 점(화소)으로 나눠 각 점마다 영상 신호를 전송해 화면을 만든다. 단일 영상 신호로 전송되는 기존 아날로그 방송보다 화질이 좋다. 국내의 경우 2012년 말 지상파 TV의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이 예정돼 있어 디지털 TV 수요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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