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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진화의 시작’ 주연 제임스 프랭코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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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원숭이가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갖게 된다는 설정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원숭이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 과학자역을 ‘127시간’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던 제임스 프랭코(사진)가 연기했다. 이 영화는 찰턴 헤스턴 주연 ‘혹성탈출’ 시리즈에서 컨셉을 가져왔다.


전설적인 스타 제임스 딘(‘제임스 딘’), 산맥탐험 중 조난당해 127시간 사투를 벌이는 하이커 아론 랠스턴(‘127시간’), 스파이더맨의 친구 해리 오스본(‘스파이더맨’), 게이 운동가 하비 밀크의 애인(‘밀크’)…. 스크린에서 그가 맡은 역들이다. 실생활에서 그는 배우,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시인, 화가, 뮤지션, 그리고 학생이자 교수이기도 하다. UCLA 학사(영문학), 컬럼비아대 석사(소설창작), 뉴욕대 석사(영화연출)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예일대에서 영문학 박사 과정 중이다. 제임스 프랭코(33). 다재다능한 그는 ‘21세기의 르네상스맨’이라 할 만하다.

 실화를 소재로 한 ‘127시간’으로 올 아카데미상·골든글로브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가 ‘혹성탈출:진화의 시작’(국내개봉 17일)으로 찾아온다. 1968년 찰턴 헤스턴 주연으로 시작된 SF명작 ‘혹성탈출’ 시리즈의 컨셉을 따온 20세기 폭스사의 새 프랜차이즈다.

 그의 역할은 치매환자인 아버지를 위해 치료약을 연구하는 과학자 윌 로드맨. 실험용 원숭이에게서 태어난 시저(앤디 서키스)를 데려다 키운다. 시저는 날이 갈수록 지능이 높아지고, 인간의 감정까지 갖게 된다. 우리에 갇힌 시저는 우리의 원숭이들을 동원해 반란을 일으킨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위에서 벌어지는 ‘시저 군단’과 인간의 대결을 그린 시각효과가 볼거리다.

찰턴 헤스턴

 지난달 31일 뉴욕 리츠칼튼 호텔에서 제임스 프랭코를 만났다. 붉은 셔츠에 검은 가죽재킷과 진 차림으로 나타난 프랭코는 곱슬머리만 빼곤 제임스 딘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전의 ‘혹성탈출’ 시리즈를 어떻게 봤나.

 “총 6편 가운데 찰턴 헤스턴의 ‘혹성탈출’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혹성탈출’이 매혹적인 점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에 비해 지능이 우수해서 우월한가, 그렇다면 동물의 지능이 인간과 유사해질 때 우리는 누구인가, 과연 누가 동물이고, 누가 인간인가 등을 묻는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디지털 미디어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반지의 제왕’ ‘아바타’ ‘킹콩’ 등에서 본 테크놀로지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바로 옆에서 경험하고 싶어서 출연했다.”

 이 영화는 실제 연기와 컴퓨터그래픽을 합성한 ‘퍼포먼스 캡쳐(performance capture)’ 기술을 사용했다. ‘반지의 제왕’ ‘아바타’ ‘킹콩’에서 진화한 웨타디지털의 테크놀로지가 ‘반지의 제왕’ 골룸 역 앤디 서키스와 만나 원숭이 시저의 섬세한 감정을 포착했다.

 -‘퍼포먼스 캡처’ 촬영이 어땠나.

 “정말 즐기면서 찍었다. 퍼포먼스 캡쳐는 모든 영화에 필요한 기술은 아니지만, 이 영화처럼 진짜 원숭이로 섬세한 연기를 뽑아내기 힘든 작품엔 훌륭한 기술이다.”

 -서키스처럼 원숭이 연기를 하고 싶나.

 “물론. 예전에 연기수업 시간에 동물 하나를 선택해서 흉내내면서 배웠다. 인간의 표정수단을 통하지 않고, 동물의 감정을 동물처럼 완전히 연기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그런데 누가 시켜줄지 모르겠다.“(웃음)

 -2005년 감독, 주연한 코미디가 ‘원숭이(The Ape)’였다.

 “내 감독 데뷔작이었는데, 우린 ‘말하는 원숭이’를 등장시켰다. 원숭이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인류가 원숭이로부터 진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야만성과 남성성 등 우리의 원시적인 측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일이 많다. 자신을 레오나르도 다빈치같은 ‘르네상스맨’이라고 생각하나.

 “혼자 즐기면서 해온 미술, 감독, 글쓰기 등을 연기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하고 있을 뿐이다. 여러가지 배출구를 제공하고, 배우로서의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

 -다음 영화는.

 “ ‘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감독과 ‘오즈(Oz:The Great and Powerful)’를 촬영 중이다. ‘오즈의 마법사’가 원작인데, 마법사 역이다.”

뉴욕=박숙희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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