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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4G 와이브로 무제한 요금제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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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KT가 4세대 이동통신(4G) 와이브로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한다. 대신 약정 때 최고 2만원까지 할인해 주는 신규 와이브로 요금제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2일부터 와이브로 무제한 요금제 신규 가입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

 KT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요금제 개편안을 31일 발표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서는 0.002%의 극소수 가입자가 1인당 600~700GB의 트래픽을 유발해 다른 사용자의 통신 품질을 떨어뜨렸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단, 기존에 가입한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는 종전과 같은 혜택을 받는다.


 대신 1GB는 약정하지 않아도 1만원, 10·30·50GB는 2년 약정에 1만2000~2만원의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기로 했다.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한 와이브로 스마트폰·태블릿PC 이용자는 10GB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 분석 결과 82.5%는 매월 10GB 이하의 데이터를 사용했고 50GB 이상 사용자도 0.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태블릿PC로 날마다 4~5시간 인터넷 검색과 e-메일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는 1GB 정도이며 이 수준의 사용자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한 달에 영화 1~2편을 내려받아 감상해도 2GB를 넘기지 않는다. 데이터 무제한은 대부분 고객에게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동통신 3사 모두 월 5만5000원 이상 정액요금을 내는 3G 가입자에게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이를 이용한다. 이동통신사들은 이 때문에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면서도 이를 선뜻 폐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달 14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난 자리에서 “필요 없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쓰는 사람도, 불필요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사람도 문제다”고 말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방통위에서 폐지 명분을 만들어 달라”고 거들었다. SKT 하성민 사장은 “폐지를 결코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여지를 남겼었다.

 KT의 이번 결정은 3G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KT는 “3G와는 무관하며 앞으로 서비스할 4G LTE 요금제와도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 ‘무제한 폐지’가 앞으로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요금제 책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G LTE(롱텀에볼루션) 진출에 한발 늦은 KT가 와이브로에 주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두 이통사는 일단 관망하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올 4G LTE 스마트폰 요금제다. 이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SKT도 “SKT 데이터 사용자는 대부분 3G로 이용하고 있다. KT의 이번 조치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폐지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LTE와 와이브로=4세대(G) 이동통신을 대표하는 기술들이다. LTE는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1분에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수 있다. 와이브로(Wibro)는 ‘무선 광대역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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