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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중요하지만 왜 강정인가, 결정 절차도 문제”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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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호 04면

“왜 기지를 꼭 강정에 둬야 하나.”
강동균(54·사진) 강정마을 회장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현지인의 대표다. 그를 만났다.

해군기지 반대하는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

-왜 반대하나.
“정부는 설득보다 밀어붙인다. 반대하면 종북좌파, 김정일 꼭두각시냐.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절차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주민들이 찬성했다는 최초의 마을 총회는 문제가 있다. 마을 향약에 따르면 총회를 7일 전에 공고하고 수시로 알려야 하는데 그 기간이 4일에 불과했다. 또 김태환 전 도지사 때 실시한 설문조사는 참고자료라고 해놓고 실제론 강정의 운명을 결정하는 자료로 썼다. 주민소환 투표를 시도했는데 김 전 지사가 각 마을의 숙원사업을 담보로 다른 마을에 압력을 행사했다. 결국 정족수를 못 채웠다.”(국방부 측은 “기지 사업은 주민 투표가 아니라 제주도의 건의에 근거해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

-보상은 다 받지 않았나.
“기지 부지는 유원지 예정지구로 20년 전부터 묶여 있어 재산권 행사를 전혀 못했다. 보상은 평당 20만원에서 70만원까지 받았다는데 유원지와 해안도로가 들어섰다면 평당 100만원을 호가했을 거다.”

-해군기지가 안보적으로 중요하지 않나.
“안보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주 앞바다에 무슨 국제적 분쟁이 있나. 제주는 평화의 섬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는 마을 주민들이 조용히 살면서 떡 돌려 먹고 함께 막걸리 마시는 그런 거다.”

-왜 외부 세력의 조종을 받나.
“그건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다. 외부 세력이 아니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에겐 해군과 시공업체인 삼성물산, 대림산업이 외부 세력이다. 보수 언론들이 외부 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진실성을 느낀다.”

-해군은 강정이 최적지라고 하는데.
“제주도는 7대 자연 경관에 도전하고 있다. 천혜의 환경을 두고도 꼭 해야겠다면 그렇게 해라. 그렇다면 왜 꼭 강정에 둬야 하나. 강정은 유네스코 3관왕의 근간이자 정부가 지정한 생물권 보호지역이다. 화순이나 위미를 먼저 거론했으면 거기서 끝내야지…무슨 이런 식으로 국책사업을 하나. 이기주의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도에서 실시한 주민투표(여론조사)를 인정할 수 없다. 주민투표를 다시 하자. 찬성이 51%라도 나오면 반대 농성을 바로 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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