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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치던 교육 1번지 하루 만에 정상화 … ‘강남 자존심’ 빠르게 복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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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침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27일 트위터를 통해 전해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사거리 모습. 거리를 지 나던 차량들이 침수돼 아수라장이었다. [김유진 대학생사진기자(후원:Canon)]


서울 강남역 근처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김희연(35·여)씨는 28일 오전 출근길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날만 해도 폭우로 무릎까지 물이 차 구두를 벗고 맨발로 출근했는데 이날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비가 계속 내려서 오늘은 상황이 더 심각할 줄 알았는데 놀랍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보았던 서울 강남이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민관 합동으로 신속하게 복구작업이 이뤄지면서 수마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기 시작한 것이다.

28일엔 말끔 밤샘 복구작업 후에 28일 오전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복구작업을 마친 사거리에 평소와 다름없이 차량들이 통행하고 있다. [김유진 대학생사진기자(후원:Canon)]


 28일 강남역 지하상가의 점포 250여 곳은 대부분 평소처럼 손님을 맞고 있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소방관과 상인들이 힘을 합쳐 청소한 결과다. 입구 쪽 화장품가게와 옷가게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역 바깥 도로 변에 모아둔 쓰레기 더미 정도가 이곳이 물 피해를 보았던 현장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노점상 이병익(42)씨는 “어제만 해도 도로에 파도가 칠 만큼 물이 가득 찼는데 오늘은 전혀 이상이 없다”며 “복구작업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점상 김모(29)씨는 “상인들이 가게 앞을 자발적으로 치운 덕분에 속도가 더 빨랐다”고 했다. 침수와 정전으로 문을 닫았던 각 은행 지점들도 밤샘 작업 끝에 이날 오전 정상적으로 손님을 맞았다.

 전날 자동차 지붕까지 물이 찼던 대치동 학원가 주변도 이날은 평상시 모습을 완전히 회복했다. 이날 대치역 사거리와 은마아파트 주변에 대한 교통통제는 완전히 풀렸고 상가의 점포들은 절반 이상 문을 열고 물을 퍼내거나 가게 바닥을 닦고 있었다. 주민 윤준일(35)씨는 “27일 대치역 주변이 물바다가 되면서 ‘강남이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전례 없던 폭우에서 비롯됐던 일”이라며 “이번 수해가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면산 일대도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토사로 엉망이 됐던 남부순환로 일부 구간은 29일 중 차량 통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전날 산사태로 도로와 가옥이 매몰돼 5명이 숨진 남태령 전원마을은 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치워져 있었다. 주민 안양섭(76)씨는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며 “군인과 경찰도 함께 힘을 합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공기 좋고 살기 좋았던 이전의 조용했던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군 등은 이날 복구작업에 924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새마을운동협의회와 각 구의 의용소방대도 작업을 도왔다. 그러나 토사가 밀려들거나 침수됐던 가옥의 복구는 이제부터다. 주민들은 구청 측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글=이한길 기자, 이보배(중앙대 신방과) 인턴기자
사진=김유진 대학생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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