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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개발로 은마를 명품단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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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강남권 중층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난 2002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발족된 이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희망에 부풀어 있다. 

8년 만에 새로운 추진위원장을 선출하고 기존에 검토해왔던 사업방식에서 탈피해 획기적인 방법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신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정돈씨(사진ㆍ54)는 "은마아파트 주변에는 미도아파트와 선경아파트 등 낡은 아파트가 많아 압구정동과 같은 통합개발 방식이나 종상향(3종→준주거)을 통해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민들도 부담금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공익시설을 건립해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있어 출발이 좋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1979년 준공돼 곳곳이 낡고 대부분의 세대에선 녹물이 나오는 등 생활 환경이 낙후되고 안전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재건축 사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이후 사업방식에 대한 주민 간 의견 충돌이 심화되면서 사업이 표류해왔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은 주민과의 소통 부재 등으로 추진위원회가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은마아파트 소유주 가운데 건축기사, 교수 등 전문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이들로 구성된 분과위원회를 만들고, 추진위원회와 주민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은마아파트 주민이었으며 그동안의 정당활동과 사회운동, 건축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지난달 말 치러진 주민총회에서 8년동안 연임해왔던 전 추진위원장을 제치고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사업이 장기 표류해왔던 주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주민 간 이견 문제 이전에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소통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종전의 추진위원회는 (기존 세대별 면적 대비 10%를 늘리는) 1대 1 방식 혹은 장기전세주택(시프트)를 도입해 법적상한 용적률인 300%까지 받을 수 있는 역세권 개발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1대 1 재건축은 추가 부담금이 높아 주민들의 대부분이 반대해왔다. 역세권 개발을 도입하면 1대 1 재건축보다 수익성이 나아지지만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집값 하락의 우려가 짙다.

이 밖에도 단지 내 일부 부지가 관리 소홀로 타인에 넘어가 있는 등 문제가 많았다." -압구정 전략정비구역처럼 복합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던데.

"그렇다. 은마아파트가 위치한 대치동은 대한민국 내에서도 최고의 명품 학군과 학원가가 들어서있다. 또 코엑스와 같은 전시시설인 학여울역 세텍(SETEC)이 있다.

하지만 세텍은 코엑스(COEX)와 일산 킨텍스(KINTEX)의 대체시설로만 여겨지고 있을 정도로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텍 증축과 더불어 재건축 요건을 갖춘 은마아파트, 미도아파트, 선경아파트, 청실아파트 등을 복합개발해 초고층으로 변모하게 된다면 삼성동과 압구정동을 뛰어넘는 신흥 주거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압구정동과 같이 한강변에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양재천이 인근에 있어 주거 환경도 쾌적하고, 학여울ㆍ대치ㆍ도곡역 등 3개 지하철역과 테헤란로 등이 가까워 교통환경도 뛰어나다."

"종 상향 추진해 쾌적한 주거지 만들 것"

-청실아파트의 재건축이 본격화된 가운데 전략정비구역 추진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생각하고 있는 방식이 있는지.

"현재 은마아파트는 3종일반주거지역이다. 시프트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법적상한 용적률인 300%까지만 받을 수 있다. 300%로는 주민 부담이 너무 크다.

때문에 준주거지로의 종상향을 추진해 400% 이상의 용적률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그에 대한 기부채납도 각오하고 있다." -압구정동은 기부채납비율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은데.

"이 곳 주민들은 대부분 전문가다. 다시 말하면 2002년 재건축 사업 초기때만 하더라도 재건축 사업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종상향, 복합개발 등에 대해 모르는 주민들이 없을 정도로 지식이 해박하다.

주민들은 기부채납비율을 높이더라도 주민 부담금을 최소화하고, 쾌적한 주거시설을 만들 수 있는 방식을 원한다."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사업을 꾸려나갈 것인지.

"종전의 추진위원회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할일이 너무 많다. 추진위원회 위원들도 다시 꾸려야 하고, 종상향이 됐든 전략정비구역으로의 지정을 추진하든 갈길이 먼 상황이다.

하지만 주민들 가운데 건설업에 종사하는 주민이나 학계에 있는 전문가들이 있어 그 분들을 활용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주민과 행정당국이 서로 `윈-윈`(win-win)하는 방식을 꾀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조합을 설립하고 이후 2년 안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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