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주변 환경오염 심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남 삼천포.하동 화력발전소 주변 바다 어패류에서 환경 호르몬인 TBT.PCB 등이 검출됐다.

경남도의회 화력발전소 주변 환경오염실태 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金璘도의원)
는 21일 사천시 벌리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삼천포.하동 등 경남지역 2곳의 화력발전소 주변 오염실태 용역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발전소 주변 5㎞ 이내 홍합의 TBT농도는 38~3백24ng/g, MBT는 21~1백15ng/g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화력발전소 인근 바다 밑 퇴적물의 PCB 잔류 농도는 최고 7ng/g이었다.

특위는 "환경호르몬의 농도가 일본의 환경 허용 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계속 축적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조사팀은 선박용 페인트의 주요 성분인 TBT의 경우 석탄을 싣고 발전소를 오가는 선박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전소 배수구 주변 5㎞ 이내 바다 속 동.식물 플랑크톤 밀도는 먼 바다보다 20~60% 적었다.
밀도가 적으면 적조 가능성이 크다.

특위는 바다수온보다 섭씨 7도 높은 발전소 배출수와 거품 제거용 약품 때문에 밀도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발전소 주변지역 곰솔 (일명 해송)
기공 (氣孔)
을 전자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기공의 배열상태가 불규칙적이고 세포도 많이 파괴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1년생은 비교적 형태가 뚜렷했지만 2~3년생은 파괴상태가 심하고 석탄 분진 등이 흩어져 있었다.

金위원장은 "그동안 발전소 주변 바다만 어업보상을 해 줬지만 이번 조사로 육지의 동.식물 등 광범위한 피해가 확인된 만큼 육상피해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한 후 보상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 삼천포 화력본부측은 "1970년대 이후 법으로 사용이 금지된 PCB가 83년에 건설된 발전소 주변에서 검출됐다는 조사결과를 받아 들일 수 없다" 며 "공정성이 결여된 일방적인 조사결과이지만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강화하겠다" 라고 해명했다.

김상진 기자 <daed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