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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활강코스, 가리왕산 ‘중봉’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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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환경 훼손 논란으로 장소 선정이 미뤄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활강 경기장이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 중봉으로 정해졌다.

 강원도 겨울올림픽유치지원단 한만수 단장은 26일 “가리왕산 중봉 이외에 활강경기장을 건설할 곳이 없다”며 “경기장 건설 초기 단계부터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중봉은 남자 코스의 출발점으로 해발 1420m다. 여자코스의 출발점인 하봉은 해발 1320m다. 도착점은 남녀 모두 해발 540m 지점이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출발점과 도착점의 표고 격차를 남자 코스는 800~1100m로, 여자 코스는 500~700m로 규정하고 있다. 코스 길이에 대한 규정은 없다. 다만 기술·용기·속도·모험·컨디션 등 다섯 가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고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다양한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을 코스로 인정한다. 한 단장은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중봉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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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단장은 중봉의 대안으로 전북 무주 덕유산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2010 겨울올림픽 유치 당시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주관으로 국제스키연맹(FIS)의 현지조사 결과 무주의 활강경기장은 겨울올림픽경기의 기준에 적합한 코스 개발이 지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4 겨울올림픽 유치 때에는 남덕유산이 거론됐으나 FIS의 현지조사 결과 이 코스 또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과 같은 세계 주요 대회 활강과 수퍼대회전 경기의 표준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중봉을 활강코스로 개발할 때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환경계획(UNEP)의 기술지침 및 정부가 인정하는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 단장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환경관리를 위해 공사 중이나 경기장 운영 때 사후환경영향 조사계획을 세워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지원단장은 “대안이 없어 주어진 여건 속에서 지혜를 모아 최적의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만큼 환경 문제가 더 불거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보호수목을 옮기고, 2.8㎢의 대체수림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환경단체는 경기장 예정지인 중봉 일부 지역이 산림유전자원보호림 구역으로 지정돼 환경훼손이 우려된다며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봉 활강경기장은 260만8000㎡ 산림에 조성되며 이 가운데 35.4%인 92만4000㎡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이다. 중봉 인근에는 담비·삵·하늘다람쥐 같은 동물이 살고, 한계령풀·도깨비부채 등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강원도는 2012년 중봉 활강경기장(길이 3.4㎞) 실시설계에 들어가 2013년 착공, 2016년 준공할 방침이다. 2017년에는 프레 대회를 개최하는 등 겨울올림픽에 대비할 계획이다.

이찬호 기자

◆활강=알파인스키는 활강과 회전 종목으로 구분한다. 활강은 가장 속도가 빠른 시합으로 가파른 경사면을 시속 90~140㎞로 활주하는 종목이다. 기문(旗門)을 지그재그로 통과하여 미끄러져 내려오는 종목이 회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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