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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브 갓 메일!

중앙일보

입력

프리지아 향기처럼 은은한 느낌이 가득 담긴 편지 한통. 하얀 종이위에 검정 볼펜으로 차곡차곡. 보내는 이의 ''마음'' 이 정성스레 담긴 편지는 받는 모든이에게 ''봄날 햇살'' 처럼
반가운 손님으로 다가온다. 군대간 청년에게 있어 가장 반가운 것이 여자친구가 보낸 한통의 편지이며, 유학 간 딸을 둔 부모에게 있어 가장 반가운 건 바다 건너 실려온 딸의 소식이 담긴 편지…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 는
이 편지를 매개로 오래전 묻혀 있었던 ''진실''을 밝혀내는 ''키''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미 디지털이 생활속으로 파고들어 일상화되고 있는 지금, ''편지'' 는 이제 추억 속 앨범처럼''아날로그''의 대명사가 되었고, ''이메일(E-Mail)'' 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영화 ''유브갓메일'' 에서는 이메일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을 만난다.
자, 지금 바로 이메일 상자를 열어보라. 당신이 자주 가는 단골 사이트 주인이 당신에게 풋풋한 봄내음나는 편지 한통 배달했으리라. 디지털 시대에 이메일로 ''사랑'' 만큼이나 풋풋한 ''서비스'' 가 거기 담겨있다!

''이메일로 수다떠는 여자''

▶시티스케이프의 한성숙 차장''서울에서 하루를 재미있게 보내고 싶다!'' 라는 희망이 실현되어 ''시티스케이프(www.cityscape.co.kr)'' 가 탄생했다고
말하는 한성숙 차장(34세). 컴퓨터 너머의 보이지 않은 고객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그녀의 별칭은 ''풍경지기''. 시티스케이프 회원이라면 누구나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를 이메일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말보다는 ''이메일로 수다떠는 것이 더 재미있어요!'' 라고 얘기하는 한 차장은 아직 미혼. 컴퓨터 잡지 기자 출신인 그녀는 늘 선배들로부터 ''넌 국어시간에 영어공부하고, 영어시간에 수학공부하는 후배야!'' 라고 구박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아날로그쟁이인 기자가 웹지기를 한다고 하면, 뭔가 특별히 다른게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글쎄요. 전 매체만 다를뿐이지 잡지 만들때랑 별 차이를 못 느끼겠는걸요?'' 라고 빙그레 웃는다.

매일 오전 11시에 고객과 ''접속'' 을 하는 그녀는 밤 1시 즈음이 되서야 업무를 마감한다.시티스케이프는 주 5일 근무. 한적한 사무실 분위기를 좋아하는 그녀인지라 동료들이 쉬는 주말에도 출근한다.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이 자신의 업무라고 얘기하는 한차장은''고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하는 40대 아저씨 한분이 기억나요. 제가 가끔씩 뿌리는 이메일을 읽어보시고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추억의 저편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어서 고맙다..라는 인사메일.

그리고 37년생 아주머니 한분. 나이가 제 어머니뻘이신데.. 제 메일을 읽고 답장을 주셨길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은희경씨 책을 소개해 드렸지요'' 라고 말한다.

하루 평균 30-40통의 메일을 쓰는 그녀. 정보를 얻는 가장 중요한 소스는 바로 고객과 주고받는''이메일''이라고 말한다.

오디오 비디오 동시에, 멀티태스킹은 내 취미!

▶엠파스의 이승현 팀장''하루 12시간 인터넷을 헤매는 동안 내내 틈만나면 한쪽귀엔 헤드폰. 눈으로는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흘깃흘깃. 인스턴트 메신저로 쪽지쓰기'' . 얼핏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그럼 일은 언제해?'' 라고 반문하겠지만 국내 검색엔진 중에서도 고객 리플라이가 가장 빠르기로 소문난 엠파스! 남들은 하나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워하건만 ''멀티태스킹'' 을 통해 일과 취미를 동시에 즐기는 이 사람.바로 엠파스(www.empas.com) 이승현 팀장(33세)이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엠파스를 껴안고 사는 이팀장은 하루종일 컴퓨터 저편의 고객과 좀더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에 여념없다. 스스로 처리 불가한 고객의 문의가 있을 경우엔 위아래층을 뛰어다니며 프로그래머나 시스템 관리자, 심지어 지식발전소 사장님에게까지 조언을 구해 답장을 한다는데.

유저들에게서 받는 ''감사의 편지'' 는 그녀에게 가장 반갑고 기분좋은 것. ''자신에게는 엄격하나 주변인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는 그녀가 살고 싶은 인생그림이기도 하다.

엠파스 팀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안녕하세요? 이승현입니다'' 가 어느새 ''안녕하세요? 엠파스입니다'' 고 인사말이 바뀌게 됐다는 그녀. 인터넷을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를 뛰어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 라고 정의하는데 그녀의 직업과도 일맥상통한다.엠파스 운영자 이외에도 ''웹사이트 전도사'' 역할을 하는 그녀는 다양한 언론매체에 추천 사이트 기고를 하고 있다.

기자를 했던 경험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그녀의 이메일은 역시 남다르다.

예전의 우편배달부 아저씨의 손에 들려 배달되는 ''아날로그 편지'' 가 아닌 네트워크를 타고 흘러가는 한통의 이메일. 눈에 보이지 않은 존재이지만 한명 한명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마음이 담긴 ''이메일'' 은 오늘날, ''향수를 자아내는 편지'' 그 이상의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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