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웨인 첨리 대표이사

중앙일보

입력

"한국의 수입차 시장이 너무 폐쇄적이어서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본격적인 통상문제로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996년부터 국내에서 활동해 온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의 웨인 첨리 대표이사는 "미국과 유럽지역 자동차 메이커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며 이같이 말했다.

- 한국에서 수입차를 팔기가 그렇게 어렵나.

"한마디로 이해하기 힘든 시장이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지난해에도 수입차 판매는 겨우 2천여 대에 불과했다. 전체 차 판매 대수의 0.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북한에서 차를 팔아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판매가 늘 것이라는 낙관론은 버리지 않고 있다."

-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수입차가 호화 사치품으로 매도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다. 현 정부가 수입차 판매 제한에 대해 개선 노력을 많이 기울였지만 이런 노력이 수입차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

- 수입 자동차 업계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은데.

"오는 5월 열리는 수입차 전시회도 그런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보자는 취지로 준비된 행사다."

- 대우차의 해외 매각 추진에 대한 한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인수희망업체 관계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외국 차 업체들이 대우차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가 인수하는 게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

- 한국메이커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나.

"자동차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해외완성차 메이커의 인수.합병(M&A)이 급증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 차 메이커들은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약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 일본 차가 들어오면 수입차 업계에 더 타격을 주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다. 수입차 업체들은 일본 차가 하루 빨리 한국시장에 선보이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게 되면 수입차 시장 확대는 물론 외국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 올해 다임러 크라이슬러코리아의 마케팅 목표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캬라반 모델 등 레저형 차량을 위주로 8백50대를 파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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