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봉제 삼진아웃' 정착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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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위주의 연봉제가 정착되면서 연봉이 2년연속 또는 3년 연속 깎이는 경우 자동 퇴출되는 관행이 정착될 전망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와 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연봉제 계약과정에서 이전보다 연봉이 내려간 경우가 전체 직원의 약 5-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연봉 규정에 명시하지는 않고 있지만 2-3년 연속 개인 연봉이 깎인 직원들을 내부적으로 퇴출 대상으로 분류, 별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연봉이 2-3년 연속해서 내려간다는 건 회사가 사실상 퇴출을 명령한 것으로 간주돼야 한다"며 "퇴출 규정을 명문화하기 어렵지만 점차 관행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연봉은 인사 고과 성적에 따라 정해지며 연봉이 내려간다는건 업무 성적 부실에 대한 회사측의 경고 메시지"라며 "매년 연속 `D학점'만 받는다면 본인도 더 이상 남아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특히 지난해부터 연봉제 계약을 체결하면서 2-3년 연속 연봉이 내려간 직원들을 자동 퇴출시키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전경련 임직원들의 경우 전체의 60% 정도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하향 조정되는 직원들도 10-20%에 달해 2년 내지 3년 연속 연봉이 내려가는 직원들도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연봉제 취지의 하나는 직원들의 개인적 성취 의욕을 높이자는것"이라며 "연봉이 내려 가기만 한다면 사실상 `회사를 떠나라'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용기자 ksy@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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