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클라크 생애 첫 메이저 우승 다가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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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존슨

잉글랜드 남부 샌드위치에 있는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은 바람이 많은 곳이다. 이곳에서 열린 12차례의 디 오픈 중 1938년 대회의 마지막 날은 최악으로 꼽힌다. 행사장 텐트가 찢어지고 무너졌으며 물건이 바람에 날려 바다로 날아갔다. 언더파는 단 한 명도 없었고 80타대 스코어가 수두룩했다.

 대회는 8년 만에 다시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으로 돌아왔다. 2011년 제140회 대회에서도 사정은 바뀌지 않았다. 대자연은 3라운드에서 세찬 비바람으로 선수들을 무릎 꿇리더니 17일 오후(한국시간) 속개된 4라운드에도 강풍을 보냈다. 최고 시속 60㎞가 넘는, 홀 깃대가 휘청거릴 정도로 강한 바닷바람으로 선수들을 괴롭혔다.

 그러나 40대 노장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43)의 집중력은 돋보였다. 3라운드까지 5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던 클라크는 15번 홀까지 2타를 줄여 7언더파가 됐다(18일 1시30분 현재). 2위 더스틴 존슨(미국), 필 미켈슨(미국)에게 4타 차 앞선 선두다. 2006년 부인을 유방암으로 잃고 골프 경기에서 멀어지기도 했던 클라크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다가서고 있다. 클라크는 이번 대회에 골프 심리학자인 밥 로텔라와 함께 경기장에 나타났다. 클라크를 돕기 위해 북아일랜드의 럭비 팀 선수들이 경기장을 찾아 그를 응원했다.

 필 미켈슨은 10번 홀까지 5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올라섰으나 13, 15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미끄러졌다. 미국의 장타자 더스틴 존슨(27)도 클라크를 추격했지만 14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OB가 되면서 더블보기, 추격의 리듬을 잃었다.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5오버파 18위로 경기를 끝냈다.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은 9오버파, 최경주(41·SK텔레콤)는 11오버파, 황중곤(19)는 24오버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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