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박지원 나가니 김황식·박지만 나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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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한나라당이 (저축은행 국정조사에서) 저를 증인으로 요구하니, (나오라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김 원내대표가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사업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를 증인으로 요구했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전형적 물타기 작전을 쓰는 것 같은데, 저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에 의해 증인으로) 거명된 현역 의원 7명이 모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한 7명의 현역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를 포함해 박지원·문희상·박선숙·우제창·박병석·강기정 의원 등이다.

 김 원내대표는 조건을 달았다. “한나라당과 권력 핵심 인사들도 모두 지체 없이 국회의 증인 채택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민주당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동생 지만씨의 증인 채택을 최대 쟁점으로 부각하려는 움직임이다. 실제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구체적으로 “한나라당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김황식 총리, 권재진 법무부 장관 지명자와 더불어 박지만·서향희씨 부부에 대한 증인 채택을 수용해야 한다”고 거명했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두우 홍보수석·백용호 정책실장·이동관 언론특보 등 전·현직 청와대 참모들도 증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 간사인 차명진 의원은 “박지만씨처럼 (증인이 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들과 민주당 의원들을 증인으로 맞바꾸자는 것은 전형적 물귀신 작전이며 국정조사의 판을 깨자는 것”이라며 "포로교환식으로 증인을 불러내자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저축은행 청문회는 8월 5일, 8~9일 열린다.

박신홍·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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