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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질 4명 - 해적5명 맞바꾸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국인 4명이 탑승한 싱가포르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 ‘제미니(MT GEMINI)’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몸값과 함께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우리 군에 생포된 해적 5명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소말리아 해적들이 제미니호에 탔다가 납치된 한국인 4명의 몸값과 함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아덴만 작전) 과정에서 사망한 해적 8명의 몸값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해적들의 석방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로서는 해적과의 몸값 협상은 있을 수 없다”며 “협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싱가포르 선사이며 정부는 원칙대로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이’ 등 재판 중인 해적 5명의 석방도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또 다른 당국자는 “지금 해적들은 한국 정부와 협상하자는 것이지만 이에 응할 수 없다”면서 “싱가포르 선사가 협상에 나서 선원을 전부 석방하도록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해적들이 생포 해적과 한국인 선원 ‘맞교환’이라는 무리한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제미니호는 지난 4월 30일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몸바사항 남동쪽 193마일 해상에서 납치됐으며 선박에는 한국인 4명과 인도네시아인 13명, 미얀마인 3명, 중국인 5명 등 25명이 타고 있었다. 이후 싱가포르 선사가 해적 측과 협상에 나섰으나 뚜렷한 진척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날 제미니호를 납치한 해적 중 한 명인 하산 아브디가 “지난 2월 한국 특공대가 배(삼호주얼리호)를 공격하고 21명의 인질을 석방시켰을 때 사살된 8명의 해적에 대한 보상과 한국에 있는 해적들의 석방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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