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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0%인턴, 실무 곧바로 투입 … 업무 노하우 쌓아 대기업서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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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인터넷 벤처기업 레인디는 2008년 창업 때부터 대학생 인턴을 적극 채용해 실무에 투입해 왔다. 왼쪽부터 대학생 인턴인 김시환·이준용·정내리씨, 김현진 대표, 우철규 이사, 홍광표·박미경 인턴. [조제경 인턴기자]

상지대 경영학과 4학년 이준용(27)씨는 올 3월 초 큰 고민에 빠졌다. 인턴생활을 하며 학점도 딸 수 있는 ‘산학협력 인턴 과정(이하 산학인턴)’에 응시했는데, 국내 굴지 대기업과 인터넷벤처기업 ‘레인디’로부터 동시에 합격 통지를 받은 것. 이씨가 택한 것은 레인디였다. 이유는 하나, ‘진짜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대기업 인턴으로 가면 복사나 팩스 발송, 자료 조사처럼 부가 업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한데 레인디는 대학생 인턴도 실무에 바로 투입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현진(32) 레인디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산학인턴은 ‘학생’이 아닌 ‘직원’ 개념”이라며 “현재도 이씨를 포함한 인턴 5명이 각 부서에서 실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레인디는 인터넷 서비스업체다. 우리나라에선 ‘플레이 스트리트’, 뉴질랜드에서는 ‘쇼 스트리트’란 브랜드로 위치정보 사업을 하고 있다. 전용 사이트에서 특정 지역을 검색하면 맛집부터 관공서·은행까지 각종 정보를 지도나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위시쿠폰’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 35억원, 올 예상 매출 53억원이다. 김 대표는 “회사가 창업 4년 만에 이만 한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대학생 인턴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창업 초기인 2008년부터 산학 인턴 제도를 활용했다. 산학 인턴이 되면 학기당 15학점, 방학 땐 3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물론 급여도 받는다. 레인디는 고용노동부 지원금 40만원과 별도로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 월급이 140만원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방학 때보다 외려 학기 중 대학생 직원 수가 쑥 늘어난다. 많을 땐 직원의 30%를 차지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이들을 곧바로 실무에 투입해 왔다. 인터넷 사이트 개편이나 경영기획은 물론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계약 체결 현장에도 이들을 내보낸다. 현재 영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강남대 경영학과 4학년 정내리(27)씨는 “고객 상담과 협상은 물론 계약서에 사인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단독으로 진행한다. 보람도 크고 배우는 것도 많다”고 했다. 이처럼 인턴들에게 ‘중책’을 맡기는 데 대해 김 대표는 “학생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높이 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턴이 일반 직원보다 더 큰 계약 건을 따내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인턴이 제작 실무를 담당한 ‘위시쿠폰’ 사이트의 경우 디자인이 독창적이고 사용도 편리해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이 됐다.

 이처럼 탄탄한 실무 경험을 쌓은 덕분일까. 레인디 출신 인턴들의 취업 성적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대학을 졸업한 인턴 37명 중 18명이 삼성전자·LG전자·NHN·기업은행 등에 취업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산학인턴을 적극 채용할 계획이다.

글=권재준 인턴기자(한국외대 법학과)
사진=조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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