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진신항, 유럽 - 러시아 - 동북아 - 태평양 잇는 허브항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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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중앙일보가 추가로 입수한 나진신항 조감도. 기존항 건너편에 두 곳의 컨테이너 항만이 세워지고 여객항이 생긴다. 여러 개의 대형 유류저장고도 보인다. [사진= 중국 지안그룹]

북한이 나진선봉지구(나선특별시)에 건설할 나진신항에 첨단 컨테이너 물류항과 더불어 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여객항이 동시에 건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중앙일보는 나진신항의 최신 조감도와 투자개발계획 개요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이 조감도에는 컨테이너를 옮기는 대형 항만 크레인이 있는 컨테이너 물류항 두 곳과 별도로 대형 크루즈 여객선이 정박하는 크루즈터미널을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동북아 물류와 관광 허브 항만으로 꾸미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온라인 중앙일보는 이에 앞서 8일 '나신신항개발계획'을 담은 중국 지안그룹(吉安集團)의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입수해 단독 보도했었다. 당시 이 자료에는 기존 1~3항(나선시 창평동) 건너편에 자리잡은 신항의 위치도와 첨단 항만 부두에 통유리 건물을 갖춘 모습의 가상 조감도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 가상 조감도는 부산 감천항 공영수산물 도매시장의 조감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신신항개발계획'을 담은 중국 지안그룹(吉安集團)의 프리젠테이션 자료. 기존 나진1~3항(조감도의 창평동)과 건너편에 새로 건설될 예정인 나진 신항(빨간 동그라미).[사진= 중국 지안그룹]

온라인 중앙일보가 이후 추가로 입수한 새로 작성된 조감도에는 프리젠테이션을 할 당시의 위치도에 묘사된 항만의 모습과 일치한다. 기존항 건너편에 두 곳의 컨테이너 항만이 세워지고 여객항이 생긴다.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시설뿐 아니라 여러 개의 대형 유류저장고까지 설치하는 것으로 돼 있다. 유조선이 정박하는 항구는 컨테이너항과는 별도로 마련돼 있다. 러시아의 가스관을 나진신항으로 연결해 각지로 수출하는 유류 수출 항만의 역할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나진항신항개발계획' 투자 개요에 따르면 항만이 자리잡을 해안은 길이 208m, 평균 수심 14m, 총 면적 2만3760 m²(7100여 평)에 달한다. 중국은 해당 해안 지역에 대한 45년간의 사용료를 이미 북한에 송금했다고 밝히고 있다. 금액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항 건설비용은 6년 간 3억3000만 위안(540억원)이다.

중국 지안그룹의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포함된 가상 조감도. 이 조감도는 부산 감천항 공영수산물 도매시장으로 확인됐다. [사진=중국 지안그룹]

이 개요서는 "신항은 한국과 일본·북미·스칸디나비아반도를 잇는 물류 경로를 단축해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러시아-중국을 잇는 육로 물류 유통로를 나진 신항으로 연결시킴으로써 동북아 국가는 물론 태평양 연안국까지 끌어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신항은 중국 물류산업의 전진기지로 꼽히는 다롄항 보다 운송 거리를 약 50% 단축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지역을 창지투(창춘·지린·투먼 일대)와 연결시켜 중국·러시아·북한·일본·한국·몽골에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 항만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지난달 북한과 중국은 훈춘-나진항 도로보수공사 착공식을 열었다. 이 공사는 올 연말께 완공될 예정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중국은 동북아 출구를 확실하게 확보하게 된다. 북한은 나진신항을 물류·관광허브 항만으로 키워 경제난 타개를 꿈꾸고 있다.

특별취재팀=김진희·이지은·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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