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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구조조정위원장 또 바꿔

중앙일보

입력

현대가 9일 김재수(52) 현대건설 관리본부장을 구조조정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위원장을 맡았던 박세용(61)회장이 현대자동차로 옮겼다가 닷새 만에 다시 인천제철로 발령난 데 이어, 후임으로 대행 역할을 했던 노정익 부사장은 현대캐피탈 부사장으로 옮겼다.

현대는 31개 계열사 가운데 정몽헌(MH)회장이 이끌 건설.전자.중공업.금융부문 등을 남겨두고 오는 6월 중 정몽구(MK)회장의 자동차 부문(현대.기아자동차, 정공, 캐피코)이 분리될 예정이라서 인력.지분 등의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동안 정주영 명예회장(85)을 중심으로 그룹에 포진했던 핵심 임원들이 MK.MH계로 나뉘면서 이번 인사가 이뤄졌다는 게 주변의 관측. 김위원장은 건설에서 잔뼈가 굵어 그룹 내에서 MH계로 알려진 반면, 전임 박회장과 노부사장은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지난달 말 정몽헌 회장이 이례적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전 계열사 주요 사장단을 소집해 e-비즈니스 그룹으로 변신할 것을 강력히 지쳬?뒤 이어진 전격적인 인사라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체 계열사 사장단 회의는 그동안 정몽구 회장이 주재하는 게 관례였다. 또 현대는 9일 김위원장에 대한 인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현대 관계자는 "김위원장이 그룹 현안인 자동차 부문 분할 등 안팎의 변화에 따라 일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내부 의견에 따른 것" 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현대가 그룹 분할을 앞두고 '우리 현대' 라는 구호처럼 일사불란하던 기업문화가 흐트러져 정체성을 재확립할 필요가 있었을 것" 이라며 "정명예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MH회장의 의중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김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 같다" 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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