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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단위로 매매 가능 … 개인들 채권 투자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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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른바 ‘3불(不)시대’다. 부동산은 불안(不安)하고, 저축은행은 믿을 수 없으며(不信), 은행 예금은 불만(不滿)스럽다. 이처럼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기 힘들어지면서 채권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채권은 기관투자가나 거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개인도 쉽게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주요 국공채·회사채를 1000원 이상 단위로 쪼개 팔고 있다. 일부 종목은 인터넷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매매할 수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이 직접 창구에서 채권을 매수한 규모는 2007년 1조6813억원에서 지난해 5조807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채권 투자의 매력은 초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나은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잔존기간 1년인 신용등급 ‘BBB-’ 이상인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7.64%다. 4% 남짓한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보다 3.5%포인트가량 높다. 특히 은행 예금은 이자 전체에 대해 세금을 떼지만 채권은 ‘표면금리’에 대해 과세하기 때문에 세후 수익률에서 유리하다. 예컨대 수익률이 5%(표면 금리 3%)인 국공채와 금리 5% 정기예금에 각각 1억원을 투자할 경우 이자는 똑같이 500만원이지만 국공채의 경우 표면 금리 3%분(3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된다.

 동양종금증권 강성부 채권분석팀장은 “올해 상반기는 저축은행 사태와 금리 인상 여파로 개인의 채권 매수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위기가 진정되는 하반기에는 관심이 다시 높아질 전망”이라며 “안전자산선호 현상과 자산배분 관점에서 개인의 직접투자는 장기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투자를 위해선 금투협에서 운영하는 채권몰(www.bondmall.or.kr)을 들러보는 것이 좋다. 여러 채권 정보를 손쉽게 비교·조회할 수 있게 만든 사이트다. 예전처럼 일일이 증권사에 문의하던 번거로움이 사라진 것이다. 제공되는 채권 정보는 18개 증권사의 900여 개 종목이다. 발행·만기·잔존일, 수익률, 표면금리 등이 자세히 안내돼 있다. 특히 수익률 중 ‘은행예금환산’은 투자한 채권의 연 수익률을 은행에 예금했을 때의 금리로 환산해줘 투자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 실제 거래를 주선하지는 않는다. 거래소에 상장된 채권은 HTS를 통해 매매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채권은 증권사 매장을 거쳐야 한다. 결국 실제 채권 투자는 주식에서 종목을 고르듯 누가 발행한 채권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국가나 공사가 발행한 국공채는 손실 위험이 극히 작지만 만기가 길고 수익률이 낮다. 하지만 표면금리가 낮기 때문에 그만큼 세금을 매기는 과표가 작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금융소득이 많은 개인이 절세 목적으로 주로 투자한다.

 반면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높은 금리를 주지만, 최악의 경우 기업이 망하면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래서 채권에 매겨진 신용등급을 잘 살펴봐야 한다.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채권은 ‘BBB’ 이상의 신용등급이 대상이다. ‘BB+’ 이하의 회사채는 부도 위험 때문에 개인이 투자하기엔 조심스럽다. 투자기간이 3년을 넘어갈 경우에는 신용등급 ‘A’ 이상으로 대상을 한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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