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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딸 살해혐의 '파티 맘' 무죄평결

미주중앙

입력

2살된 딸 살해혐의로 기소돼 2년여 재판을 받아온 케이시 앤서니가 5일 배심원단의 무죄평결을 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


2년 반 넘게 미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파티맘' 재판이 무죄평결로 끝이 났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순회재판소는 5일 지난 2008년 두 살난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싱글맘 케이시 앤서니(25)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평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수사당국에서의 위증혐의에 대해서는 유죄평결을 내렸다.

여성 7명과 남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독립기념일인 4일에 이어 5일 이틀간 11시간에 걸친 심의 끝에 앤서니의 1급 살인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평결했다. 이에 따라 2년 7개월간 계속되면서 미 전역의 관심을 모아온 앤서니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앤서니는 1급 살인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이 내려질 경우 최소 사형까지 처해질 수 있었지만 이를 면하게 됐으며 위증혐의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1년의 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

앤서니 재판은 지난 2008년 6월 그녀의 두 살난 딸 케일리가 실종되면서 시작됐다. 19세때 싱글맘으로 케일리를 낳은 앤서니는 딸이 실종됐는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한 달 뒤 친정 엄마가 대신 신고를 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케일리는 실종된 지 6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11일 집 근처 숲속에서 검정 쓰레기 비닐 봉투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됐고 입과 코는 배관공들이 사용하는 강력 테이프로 칭칭 감겨져 있었으며 감긴 입에는 하트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검찰은 딸이 실종된 뒤에도 파티를 즐기고 남자친구와 지내는 등 '파티 걸'인 앤서니가 자유스런 생활을 위해 딸을 질식사시킨 것으로 보고 그녀를 1급 살인과 위증 및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앤서니는 처음에는 제니라는 가공의 보모 이름을 대며 딸이 이 유모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나중에는 집 뒷마당에 있는 수영장에서 익사했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납치된 것으로 꾸몄다고 주장하는 등 말을 바꿔왔다.

더군다나 앤서니는 딸이 실종된 지 2주일 후 왼쪽 등에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뜻의 '벨라 비타'라는 문신을 새기고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며 노는 사진까지 공개해 그녀가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는 딸을 없애려했다는 의혹을 가중시켰다.

양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 재판에서 앤서니 변호인단은 케일리가 집 수영장에서 놀다가 빠져 죽은 단순 사고이며 익사한 뒤 외할아버지가 케일리 죽음을 감추기 위해 납치 살인인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은 20대 젊은 엄마가 어린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안의 특수성 탓인지 방송사들이 재판상황을 생중계하는 것은 물론 일반인들은 재판 방청권을 얻기 위해 전날부터 철야를 하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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