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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투자 이렇게] 사슴과 벗하며 알찬 노후 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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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사슴과 함께 양평에서-.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고송2리 58번지에서 신화 사슴농장을 운영하는 권종신(60)씨.

1995년 6월 33년간 복무했던 군(軍)에서 원사로 정년 퇴직한 權씨는 매달 1백20만원의 연금을 받아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일을 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는 믿음으로 정년을 앞두고 퇴직 이후 준비에 들어갔다.

서울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근무했던 權씨는 '자연 속에서 사슴을 키우며 생활하기' 로 마음을 정했다.

사슴은 예쁜 모습에 반해 어려서부터 애착이 갔고 사육이 비교적 쉬우며 녹용.녹혈 판매 등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자식들과 편하게 살자는 부인 한계화(57)씨도 어렵게 설득했다.

사슴사육에 관한 책을 틈틈이 읽으며 농장부지로 알맞은 땅을 찾아나선 權씨는 퇴직을 1년 앞둔 94년 대지 1백6평이 포함된 현재의 준농림지 1천2백평을 평당 3만5천원에 구입했다.

현재 인근 준농림지는 평당 15만원, 대지는 30만원 선이다.

퇴직 직후 기존에 있던 낡은 집을 헐고 평당 건축비 2백10만원, 총 7천여 만원을 들여 33평짜리 1층 집을 지었다. 건축업을 하던 처남이 공사해 값싸게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집짓기에 앞서 사슴 8마리를 사들이고 물 빼는 시설.울타리 치기 등 농장 조성에 4천5백여 만원이 들었다.

토지구입비.건축비.사슴매입 등에 총 1억6천여 만원이 투입됐다.

소요 자금은 연금의 절반을 퇴직금으로 일시불로 받는 한편 직업 군인용으로 분양받아 살던 분당의 아파트를 팔아 마련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이웃이 없어 다소 외로웠지만 지금은 군 생활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마련한 전원주택 2가구가 있어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한 해에 한 마리 정도 새끼를 낳아 8마리로 시작한 사슴이 지금은 14마리. 3년된 사슴에서 9백g~1㎏ 정도 나오는 녹용은 g당 1천원, 녹혈은 3백cc를 1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5~7명 정도가 오면 사슴을 잡아 녹혈 등과 함께 중탕해서 판매한다.

처음에는 수입이 미미했으나 지금은 친구.친지 등을 통해 알음 알음 소문이 나 월 1백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권씨를 만족시키는 것은 앞마당에 약수가 나오고 주변 풍광이 뛰어난 곳에서 자연과 벗하며 지내는 것.

결혼한 아들.딸과 손자.손녀들이 주말이나 방학 때면 찾아와 집안의 별장이 됐다.

풍란을 키우는 것이 취미인 權씨는 "나와 집사람 이름 끝자를 따서 신화 농장이라고 지었다" 고 부부간의 애정을 자랑하며 "올 봄에는 공작도 4마리 들여올 계획"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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