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모리스, 호텔.미디어 진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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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담배 제조업체인 필립 모리스는 공격을 당하고 있는 담배사업에서 벗어나 호화 호텔업이나 언론매체 또는 이동통신 등 말보로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검토중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필립 모리스는 자사의 가장 가치있는 자산으로 210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말보로라는 상표가 광고금지와 흡연감소로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우려해 이같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말보로 상표의 확장계획은 스위스 로잔에 있는 필립 모리스 유럽본부와 런던의상표 컨설팅 회사인 씨아이(C Eye)사와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신규사업 분야는 최고급 수준의 국제 호텔체인을 매입해 말보로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립 모리스는 아직 특정한 대상을 지목하지는 않고 있으나 매입후보 명단에는 영국 그라나다의 자회사로 미국 이외의 지역에 100개 이상의 1급 국제호텔들을 거느린 르 메리든과 같은 호텔체인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검토되고 있는 다른 신규사업 분야로는 말보로 케이블TV나 말보로 위성TV, 말보로 잡지나 말보로 이동전화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담배회사들이 자기네 상표를 의류나 다른 상품에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이같은 사업다각화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유럽도 곧 시행할 예정인 담배광고 및 판촉금지에 대한 우회작전으로 비쳐져 논란이 빚어질 여지를 남기고 있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이 담배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했으나 담배 상표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한편 필립 모리스사는 '루머나 추측'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씨아이사는 필립 모리스와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해줬으나 구체적인 내용은밝히지 않았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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