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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수능’ 여파와 대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월 수능 모의평가 이후 ‘쉬운 수능’ 출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쉬운 수능의 여파를 예상하고 그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정 영역 어려워질 듯, 실수 줄이는 연습을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이 쉬워진다면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중위권대학과 자연계열에서 탐구 반영률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탐구과목 선택의 유·불리가 변수가 된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근·현대사 1등급이 모두 만점이어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졌다. 과목 간 표준점수 편차도 커진다. 가장 낮은 세계사와 가장 높은 정치간의 표준점수 차가 16점이나 됐다.

수능이 쉬워지면 특정 영역이 어려워진다. 언·수·외 중 하나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당락의 변수가 될 것이다. 상위권 대학들은 언·수·외를 고르게 반영한다. 수능이 쉬워지면 표준점수가 낮아져 변별력이 떨어진다. 언·수·외 중 표준점수가 높은영역, 즉 상대적으로 어려운 영역의 성적에 따라 상위권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에 대처하려면 실수 줄이기와 핵심문제 점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언어·외국어·탐구 영역은 수리에 비해 한 문제당 백분위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

수리 ‘나’ 표준점수 올려 인문계 희비 가를 것

수리 ‘가’형은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적다. 교차지원 등의 이유로 평가원은 수리 ‘가’형 표준점수를 ‘나’형과 비슷하게 맞추려 할 것이다. 자연계열 수험생 수가 인문계열보다 적은 데다 자연계열 중에서도 ‘나’형을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가’형이 변별력을 가지려면 난이도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자연계열 상위권의 변별력은 수리와 과학탐구에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형은 기현상이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난이도와 표준점수는 비례관계다. 그런데 2012학년도 ‘나’형은 난이도가 평이해도 상위권의 표준점수가 올라갈 수 있다. 올해부터 미·적분이 ‘나’형에 추가됐기 때문이다. 인문계열 수험생에겐 수리 학습 부담이 커졌다. 미·적분을 포기하는 수험생들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돼도 평균점 상승의 발목을 붙잡아 상위권으로 갈수록 표준점수가 높아지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 인문계열 상위권은 수리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중하위권에겐 언어·외국어가 변수가 될 듯

3등급대 수험생들은 언·수·외 표준점수가 비슷하다. 수능이 쉬워지면 인문계열 중하위권은 수리보다 언어·외국어의 영향력이 커질수 있다. 언어와 외국어가 쉽게 출제되면 중하위권의 성적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경향이 그 증거다. 중위권 대학일수록 표준점수보다 백분위를 평가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백분위의 변동폭이 큰 언어외국어 영역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중하위권에겐 수리가 쉽게 체감되진 않을 것이다. 이들에겐 외국어와 과학탐구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다. 결국 두 영역의 성적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언어가 쉽게 출제될 경우 언어의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형주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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