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주식운용전문가 "지수 920선 돌파 시도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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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7천억원에 가까운 폭발적인 매수에 나서 종합주가지수가 66포인트 폭등한 894.66으로 마감됐다.

투신권에서는 지수가 일단 920선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과 920선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김성대 한국투신 주식운용부장 = 반도체 가격 상승세 반전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큰폭 상승했다.

여기에 김대중 대통령의 제조업 중시 언급 등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정부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단기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도 이날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이번주 주식시장은 3월 장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만일 지수 800선이 무너져버리면 장기간의 하락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행히 이날 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900선에 근접한 데 따라 전고점 돌파시도를 위한 에너지를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주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924를 돌파하면 전고점 돌파도 가능할듯 하다.

이 경우 코스닥편입 비중을 확대해온 기존의 투자전략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920선 돌파 이후 유가추이, 무역동향 등을 점검하고 새로운 투자전략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

▲최대문 현대투신 주식운용본부장 = 투자자들이 기본적으로 주가가 싼가, 비싼가에 근거해 투자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시장의 우량주들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도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수요기반을 메꿔주는데 그쳤는데 이날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는 저평가 인식을 확실히 굳히는 호재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즉 이날 지수상승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에 이어 국내 투자자들이 수요기반에 가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므로 지수는 920선에서 1차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요기반이 점차 확대되는 기미가 나타나고 미국 증시가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해가면 전고점 돌파 시도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상호 대한투신 주식운용부장 = 국내 투신사들이 주가하락-환매지속의 악순환으로 수급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힘만으로 지수가 폭등했다. 이에 따라이날 상승세를 추세 전환 신호로 받아들이기에는 시기상조일 것 같다.

또 지수 920-930선에 놓여있는 매물벽이 워낙 두터워 보이기 때문에 2일과 같은외국인의 폭발적 매수세가 다시 한번 일지 않는다면 920선 돌파는 어려워 보인다.

추가적인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들의 체력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투신사들의 경우 만기가 된 스폿펀드가 속속 나오고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도 멈추지 않고 있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형편이다.

다만 이날 지수 폭등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데 큰 도움이 되면서 주식형 이탈의 속도를 완화시키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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