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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만원 → 83만원 … 대장주 삼성전자가 흔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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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삼성전자는 대장주다. 국내 증시의 절대 강자다. 1170조원에 달하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10.5%를 차지한다. 그런데 요즘 이 대장주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0%가량 떨어졌다. 올 초 10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20%가량 떨어진 83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시가총액도 주가가 올해 최고치(101만원)이던 1월 28일의 148조원보다 25조원가량 줄어든 122조7000억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는다”(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는 말도 나온다.

 주요 증권사도 발 빠르게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한때 4조원을 넘어섰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제 3조원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난 8일 4조400억원에서 3조7100억원으로 내린 데 이어 21일에는 3조5500억원으로 다시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인 4조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3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의 부진을 들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3조4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을 추정했다. 신한금융투자도 27일 기존 전망치(3조9200억원)보다 낮은 3조47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주요 증권사가 줄줄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낮춘 것은 불투명한 세계 경제 흐름 때문이다. 직간접적 수요 위축에 따른 악영향을 함께 받는 사업구조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TV 등을 직접 생산할 뿐만 아니라 애플·HP·소니 등 주요 정보기술(IT) 업체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약보합세, 예상보다 낮은 메모리반도체 출하량 등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억누르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삼성전자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며 “불확실성 탓에 부품 조달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주요 IT 기업으로서는 삼성전자에 부품 주문을 세게 넣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3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어떨까. 현재 D램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지만 하락세로 반전됐다. LCD 값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보합세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들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좋지 않은 2분기 실적, 하반기 회복 폭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등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못하다는 얘기지 실적 자체는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되는 만큼 주가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애플과의 ‘진검 승부’가 삼성전자 주가의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말 애플이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애플과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 주는지에 따라 주가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부진을 틈타 중저가 스마트폰을 늘리고 있다”며 “2분기 수량 기준으로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고 4분기에는 전체 휴대전화 부문(수량 기준)에서 1위 노키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여기에 신성장사업인 시스템 LSI 등의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IT 업체에 비해서는 주가 흐름이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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