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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IMF 총재 자리놓고 EU·美·日 대결

중앙일보

입력

국제통화기금(IMF)차기 총재직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EU가 총재 후보로 지명한 카이오 코흐 베저 독일 재무차관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조 록하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IMF 총재 후보는 전세계의 광범위한 지지와 함께 최고의 능력을 갖춘 강력한 인물이어야 한다" 며 "코흐 베저는 이런 조건을 갖춘 인물이 아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클린턴 대통령이 EU의 결정에 앞서 26일 슈뢰더 독일 총리에게 코흐 베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고 덧붙였다.

EU 15개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28일 만장일치로 코흐 베저를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아프리카를 등에 업고 스탠리 피셔 IMF 수석 부총재를 차기 총재로 강력히 밀고 있다. 미국은 코흐 베저 후보가 정치적 경험 및 거시경제.금융 전반에 대한 안목이 부족해 세계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을 주물러야 하는 IMF 총재로는 부적격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코흐 베저는 1930년대 브라질로 이민온 한 독일가정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73년부터 세계은행에서 일해왔다. IMF 총재는 전통적으로 유럽의 몫이었다.

지금까지 7명의 IMF 총재 중 프랑스가 3회, 스웨덴이 2회,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1회씩 총재직을 맡았다. EU측은 이를 내세워 미국측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제대국인 일본은 이 틈새를 노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原英資)전 재무차관을 후보로 내세움으로써 차기 총재 선출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IMF 집행위원회는 이달 초 각국 대표들의 투표를 통해 미셸 캉드쉬 전 총재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신임 총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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