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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미국 공동작〈별의 오르페우스〉(WINDS OF CHANGE)

중앙일보

입력

보통의 애니메이션은 셀로 제작된 것이 대부분인데 비해,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 표현을 하려고 하는 시도가 이 작품 속에서 새로운 '애니메 샤이드 방식' 을 탄생 시켰다.
이 작업은 애니메이터가 직접 종이에 그린 연필 뎃생을 옵티컬 처리해 착색하고, 만들어낸 새로운 영상 기법을 말하는 것이다.

〈WINDS OF CHANGE〉의 프롤로그로 되어 있는 천지 창조의 씬, 지옥 마왕 플루톤이 등장하는 장면 등을 보고 필자는 감탄을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빛의 예술품처럼,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을 꿈의 세계로 이끄는 바로 '애니메 샤이드 방식'의 성과인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영상과 실사를 조합 한다면 어떤 효과가 나올까? 이런 생각은 이 작품 속에서 시도 되고 있다.

바다의 씬 에서는 파란 파도가 밀려오는 가운데, 갑자기 애니메이션의 파도가 하얗게 부서 지기도 하고, 소년이 실사의 사막을 걸어 가기도 한다. 그리고 갑자기 바다로 변한 자신의 그림자 속에서 걸어 나오기도 한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합성은 생각지도 못한 박력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수 미터의 긴 배경을 사용한 이동 촬영 씬 등도 새로운 시도중의 하나이며, 그 외에도 각 씬마다 수많은 실험이 반복된다. 이 작품을 보다 완벽에 가깝게 하기 위해서 베테랑 스텝진의 정열이 이제 까지 볼 수 없었던 특수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제작인 스지 신따로씨는 일본인이 만든 애니메이션이 외국에서 상영되어 '일본이 만든 게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거야' 라는 평을 듣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지 보드' 만드는데 만 2년이란 시간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천지 창조와 지옥의 마왕 플루톤의 장면에서는 지금까지의 셀 방식으로는 나올 수 없었던 정감을 표현 하기 위해서 일본 스텝들이 자체 개발한 '셔드 방식' 을 사용했다고 한다. 파톤이 불의 마차를 타고 달리는 약 6분여 장면은 6명의 애니메이터가 2년 6개월 이나 걸려서 그려낸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본스텝이 생각하는 이미지, 미국 스텝이 생각하는 이미지가 공감대를 형성 하지 못했고 그리스 신화를 잘 알고 있는 미국 스텝과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일본 스텝사이의 스토리 전개 방법이 일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충돌이 있었다.

이 애니메이션을 착수한 후에, 만들기 시작한 〈작은 점보〉 〈키타츠네 이야기〉 〈치린의 방울〉 〈호두 까기 인형〉이 3-5년씩 걸려서 모두 완성되어 차례로 상영 되었는데도, 〈WINDS OF CHANGE〉는 좀처럼 완성되지 않다가 힘들게 완성하게 된 것이다.

고전적인 수법에 의해 8년이란 긴 세월과 많은 사람과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인 듯 싶다.

줄거리를 한번 보자.

이 이야기는 천지 창조와 인간 탄생을 도입부로 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중심으로 시작 되고, 그 중심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 탄생한다.

세리 포스섬의 왕 '폴류딕스'는 페르세우스의 어머니인 '다나에'를 연모하고, 방해가 되는 '페르세우스'를 멀리 하려고 계획을 세워 메두사 퇴치에 내보낸다.
'메두사'는 원래 비길 데가 없을 정도의 미모의 소유자 였으나, 여신 '아테네'의 분노를 사 뱀머리의 괴물로 변해버린 아가씨. 그녀를 본 사람은 누구나 돌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퇴치 불가능한 괴물로서 공포스런 존재이다.

페르세우스는 불가사의한 운명의 끈에 조종 당하면서, '헤르메스'나 '아테네'의 힘을 빌리고, 한 개의 눈을 바꾸어 사용하는 포르큐스의 마녀들에게 안내를 청해, 아트라스의 산 속 깊숙이 메두사를 찾아 여행을 계속 한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메두사의 머리를 자르고, 그 잘린 자리에서 태어난 용과 매와 말을 합친 아름다운 천마 '페가 수스'를 타고 눈부시도록 빛나는 천공으로 사라져 가는 것이다.

'악타이온'은 용감한 사냥꾼. 그의 충실한 부하인 '스파르타' 개를 데리고, 산속에서 사냥에 여념이 없었다. 어느날 여신 아르테미스의 성역인 계곡에 발을 들여 놓아 목욕중인 '아르테미스'를 보고 말았다.

수치심으로 격노한 이 사냥의 여신은 'WINDS OF CHANGE' 라는 무서운 한 마디로 그를 겁쟁이 사슴으로 만들어 버렸다. 말을 할 수도 없고, 벌벌 떨며 걸어가다가 자신의 사냥개와 만나게 되지만, 주인을 알아볼 리가 없는 사나운 개는 절호의 기회라는 듯이 그를 뒤좇고….

한편, 아그라우로스는 여신 '아테네'의 신전의 공물을 훔치고, 여동생 '헤르세'에게 장미꽃을 바치러 온 '헤르메스'로 부터는 중재의 대가로 사례를 취하는 등 못된 짓을 일삼는다.

여신 아테네는 그런 아그라우로스를 용서 하지 않고, 질투의 여신에게 벌로써 질투의 마음을 아그라우로스에게 주도록 명한다.
그 벌은 금새 효력을 발휘해 아그라우로스는 동생을 만나러 온 헤르메스에게 심한 질투를 보이고, 결국 분노한 헤르메스는 그를 석상으로 바꿔 산산히 부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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