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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지역 석유장관들 원유증산 합의

중앙일보

입력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 석유장관들은23일 리야드에서 회담을 열어 유가가 세계경제의 성장을 위협할 정도로 상승할 경우석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GCC 석유장관들은 회담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석유 수출국들은 세계경제를 해치지 않고 시장이 안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장관은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10달러 미만에서 두 배 이상으로 회복된데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으나 향후 원유 생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은 개막연설에서"산유국들은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충분한 양의 원유를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으나 증산의 시기와 정도에 대해서는 회원국들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는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오베이드 빈 세이프 알 나세리 석유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이뤄진다 해도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될 것이며 증산을 위해서는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 나세리 장관은 "OPEC의 산유량을 하루 200만-300만배럴 늘린다는 이야기들은과장됐다"며 유가가 배럴당 20-25달러선이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UAE, 카타르, 바레인, 오만 6개 GCC 회원국 석유장관들은 오는 3월 27일 빈에서 열리는 OPEC 각료회의를 앞두고 GCC 회원국간 원유수습 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이날 회의를 가졌다.

한편 이집트를 방문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현재의 유가수준은 지나치게 높다"며 공급 제한이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처드슨 장관은 그러나 미국은 석유생산이나 가격에 대한 어떤 목표도 없으며시장의 가격 통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장관은 이집트에 이어 쿠웨이트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순방, 미국이 요청한 원유 증산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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