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과일 주스의 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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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잠을 설친 탓에 늦잠을 잤다. 빈 속으로 북적이는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회사에 도착하니 아침부터 피곤이 몰려온다. 강한 햇빛 탓인지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이럴 땐 과일 주스가 필요하다. 제철 과일은 가격이 저렴하고 영양도 풍부하다. 잘라서 갈기만 하면 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시원하고 달콤한 맛은 기본이다.

갈증 해소에 탁월한 수박·멜론

여름에는 무더위로 인해 쉽게 갈증을 느낀다. 아무 맛도 없는 물만 들이키자니 손이 가지 않는다. 이럴 땐 수박을 갈아서 주스로 마시면 좋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92%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갈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또한 수박 속 포도당과 과당은 체내흡수율이 높아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성질이 차고 이뇨 효과가 있으므로 너무 차게 섭취하거나 잠들기 전에 먹는 것은 피한다. 씨째 갈아도 되고, 취향에 따라 씨를 발라내고 갈아도 된다. 수박 주스를 만들 때는 토마토를 함께 넣어주면 수박에 부족한 비타민 A·C·E 등을 보충할 수 있다. 토마토는 익히면 항산화성분인 리코펜의 체내흡수율이 높아져 살짝 데친 후 사용하면 좋다. 셀러리도 수박과 궁합이 잘 맞다. 셀러리는 이뇨와 정혈 효과가 탁월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식재료로도 손색이 없다. 독특한 향 때문에 셀러리를 싫어하는 사람도 수박과 함께 넣어 주스로 만들면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멜론 역시 90%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어 갈증 해소 효과가 탁월하다. 성질이 차가워 체내에 쌓인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비타민C·철분·칼슘·인·비타민A·B1·B2·C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고 당도가 높아 아이들도 좋아한다. 멜론은 수박과 함께 먹으면 몸 안에 과다하게 쌓인 나트륨을 배출시켜 고혈압과 부종에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삶은 고구마를 넣어 주스로 만들거나 함께 먹으면 배변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속을 든든하게 하는 바나나·사과

아침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바쁜 시간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시간에 쫓겨 늘 아침을 거를순 없다. 이럴 때는 바나나를 활용할 수 있다. 바나나는 다른 과일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아 아침 식사로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또한 펙틴 성분이 들어 있어 장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바나나는 껍질을 벗기면 쉽게 색이 변한다. 주스로 만들면 공기에 닿는 면이 더 많아져 더 쉽게 색이 변한다. 이때 레몬을 넣으면 색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바나나의 향이 오래 유지된다. 수분 함량이 높은 멜론을 함께 넣어주면 마시기에 한결 부드러워진다. 고구마를 함께 넣으면 바나나에 부족한 비타민C를 보충할 수 있다.

사계절 쉽게 구할 수 있는 사과도 아침에 먹으면 좋은 과일이다. 아침에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이때 포도당이 풍부한 사과를 먹으면 두뇌활동이 활발해진다. 사과 속 펙틴은 장 운동을 촉진시켜 배변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칼륨·칼슘·단백질·당질이 풍부한 마를 함께 넣어 갈아주면 원기회복에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고소한 맛까지 더할 수 있다. 사과와 마 모두 껍질에 영양이 풍부하므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피부 미인이 되고 싶다면 복숭아·포도

여름철에는 강한 자외선 탓에 피부가 쉽게지친다. 복숭아는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과일로 꼽힌다. 복숭아의 비타민A·C는 고운 피부로 가꿔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풍부한 섬유질은 배변 활동을 촉진시켜 몸 안의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줘 피부색을 밝게 만든다. 복숭아 역시 공기에 닿으면 쉽게 색이 변하므로 레몬즙을 조금 넣어주는 것이 좋다.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과일의 여왕'으로 불리는 포도 역시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포도 속 포도당은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피부가 건조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미백을 원한다면 과일산이 풍부한 오렌지를 추천한다. 과일산은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오렌지에는 모세 혈관을 강화시키는 바이오플라노보이드가 많아 피부를 건강하게 한다. 키위 역시 피부 건강에 효과적이다. 사과의 6배에 달하는 토코페롤이 들어있어 피부 노화를 방지해 줄 뿐 아니라 윤기 나는 피부로 가꿔준다.

과일 주스를 만들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과일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비타민은 대부분열에 약하기 때문에 고속으로 오랫동안 갈면 영양소의 파괴가 일어난다는 것. 한편으로 과일을 껍질째 갈면 껍질에 들어있는 무기질과 식이 섬유까지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 송정 기자 asitwere@joognang.co.kr, 도움말=‘더 셰프 쥐(The Chef G)’ 서지현 셰프, 채소 소믈리에 김은경 >

사진=황정옥 기자, 촬영협조=셰프 매니지먼트 브랜드 ‘더 셰프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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