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두산 만나 1위 훔치려는 KIA…선봉대장에 이용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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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 1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삼성의 경기. 1회 말 KIA 선두 타자 이용규(26)는 삼성 선발 배영수에게서 투 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을 네 개나 걷어냈다. 9구째에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경기 시작부터 상대 투수를 지치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배영수는 2번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는 등 1회에만 34개의 공을 던졌다. 결국 4와 3분의 1이닝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올 시즌 최강 톱타자를 꼽으라면 단연 이용규다. 출루율 1위(0.456), 타율 3위(0.361), 득점 공동 3위(44개), 도루 7위(13개)에 오르며 1번 타자 임무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이용규는 ‘악바리’ 같은 근성으로도 유명하다. 주루와 외야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으며 동료들의 투지를 자극한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이용규는 2루 도루를 하다 상대 수비수의 무릎에 머리를 부딪혀 헬멧이 깨지기도 했다. 대회 뒤에는 손가락 부상을 참고 계속 출장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팬들을 또 한번 감동시켰다.

 조범현 KIA 감독은 “체구(키 1m75㎝, 몸무게 70㎏)가 작은 이용규가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를 펼치면 특히 키가 큰 외국인 투수들은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다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늘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톱타자로서 출루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특히 매 경기 첫 타석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올 시즌 이용규는 허벅지 통증으로 4월 18일 1군에서 빠진 뒤 5월 10일 복귀했다. 4월 한 달간 11승12패로 고전했던 KIA는 이용규가 재합류한 5월부터 분위기를 반전시켜 선두 SK에 2경기 차 뒤진 3위로 올라섰다.

 KIA는 이번 주 SK·두산과 차례로 만난다. 올해 SK에는 5승3패, 두산에는 6승2패로 앞서 있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기회다. 그 선봉에는 톱타자 이용규가 서 있다.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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