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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가스로 차 292대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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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음식물쓰레기 폐수에서 뽑아낸 바이오가스가 국내 처음으로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다.

 환경부는 16일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바이오가스 자동차연료화시설 준공식을 열고 여기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쓰는 시내버스와 청소차를 본격 운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한 시설은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남는 음식물 폐수를 하루 800㎥씩 처리하게 된다. 음식물 폐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슬러지를 무산소 상태에서 분해하고, 이때 생성된 하루 1만㎥의 바이오가스를 정제해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1만㎥의 바이오가스에서 수분이나 이산화탄소 등을 제거한 뒤 순도 95%로 정제하면 약 6500㎥의 바이오가스가 생산된다. 이 바이오가스와 일반 압축천연가스(CNG)를 77대 23의 비율로 혼합해 연료로 사용한다. 혼합된 가스는 충전소에서 하루 평균 292대의 시내버스와 청소차량에 공급된다. 이 시설은 2009년 12월 공사를 시작했고 52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환경부는 이 시설을 통해 음식물 폐수에서 나는 악취를 줄이고, 수입 천연가스를 대체하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 김종률 폐자원에너지팀장은 “바이오가스 연료화시설은 버려지는 자원을 에너지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연간 10억~17억원의 연료대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다. 슬러지 분해과정에서 나오는 메탄(CH4)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온실효과가 강력한 기체여서 곧바로 배출하는 것보다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양으로 환산해 연간 약 3만3520t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이렇게 감축한 온실가스를 탄소배출권(CER)으로 판매할 경우 연간 6억7600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환경부는 이 시설 외에도 전국 20여 개 지방자치단체에 유기성 폐자원(음식물쓰레기·가축분뇨 등) 바이오가스화 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이날 준공식에는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양수길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송영길 인천시장과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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