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동서고금에 국가든 개인이든 빚 많으면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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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최고경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GS건설 허명수 사장, 아시아나항공 윤영두 사장, STX조선해양 홍경진 부회장, 김 총재, 동국제강 김영철 사장, 삼성SDS 고순동 사장. [강정현 기자]


“기업이든 국가든 개인이든, 동서고금에 빚이 많으면 안 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그리스의 국가부도 위기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세 단계 강등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 “자고 나면 (이런저런) 소식이 들리는데 어제는 그리스 소식이 들려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늦어도 이달 말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가계부채는 지난 1분기 말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섰다. 사실상 가계부채로 분류할 수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의 빚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가 9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가계 빚을 걱정했다. 그는 “소득 1분위에서 5분위 사이에 부채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의 비율이 7%가량”이라며 “갚을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 빚을 내는 데 관심을 가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가계부채 수준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으나 국가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수준도 아니다”며 “관련되는 부처 등에서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나현철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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