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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와 프로바이오틱스] 고집불통 변종 박테리아, 유산균이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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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김석진 교수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구강감염학 ·면역학 전공)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변종 박테리아로 유럽 전역의 보건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수퍼 박테리아가 대장균의 변종인 장출혈성 대장균(Shiga toxin-producing E. coli)으로 2일 현재 1600여 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감염자는 호주·덴마크·프랑스·네덜란드·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스위스·영국 등 광범위하게 발견되고 있으며, 이미 독일에서 17명, 스웨덴에서 1명이 숨졌다.

 WHO는 최근 미국에서도 3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는데 감염자 대부분이 독일을 방문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부분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감염 시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WHO는 이 박테리아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예비 판독 결과, 서로 다른 2개 종류의 박테리아 변종으로 치명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처음에는 발병의 주범이 스페인산 오이라고 발표했지만 뒤늦게 아닌 것으로 판명돼 무역분쟁의 조짐이 보이는 등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이 커질수록 장 면역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장 면역을 직접 도와주는 것이 바로 장 내에 살고 있는 유익균이다. 하지만 수십 년에 걸친 항생제 남용으로 현대인의 장은 유익균이 부족해 유해균의 침입에 취약하다. 항생제는 유해균뿐 아니라 유익균도 함께 파괴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항생제 처방 시 유산균을 함께 처방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올해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의과학술대회 ‘DDW(Digestive Disease Week)’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가 항생제로 인한 유익균의 파괴를 막아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의 레이만 교수에 따르면 항생제 복용 시 VSL#3라는 고농도의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투여하면 유익한 장내 세균총의 파괴를 막아줄 수 있다고 한다. 레이만 교수는 “항생제 복용으로 장내 유익균총의 파괴가 일어나면 이전 상태로 회복하기 쉽지 않으므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해 유익균의 파괴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항생제를 복용하고 한두 시간 지난 다음 섭취해야 유익균 수를 더 많이 보존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균수도 중요하다. 위산과 항생제에 의한 파괴를 보상하기 위해선 고농도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선호된다.

김석진 교수
미국 인디애나주립대(구강감염학 ·면역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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