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박박 닦는 분들 … 그러다 잇몸까지 탈 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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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를 하지 않고 내 이를 평생 쓰기 위한 첫 번째 수칙은 ‘칫솔질’이다. 그렇다면 칫솔질을 자주 하고, 오래 하면 치아 수명이 늘어날까. 그렇지 않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칫솔질을 꼼꼼히 하지 않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무리하게 힘을 주면 치아는 물론 잇몸까지 상한다. 칫솔질의 목적은 이 틈새에 끼인 치태를 제거하는 것. 잇몸 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차단해 치아 상실을 막는 것이다.

칫솔질은 자주, 오래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칫솔질을 하면 잇몸까지 상할 수 있다. [중앙포토]


치석 있는 어린이 비율 계속 증가추세

서울대 치과병원 김태일 교수팀은 2009년 20~90세 성인남녀 90명을 대상으로 칫솔질 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3회 이상 칫솔질을 하는 사람은 62명(68.9%)이었다. 3분 이상 칫솔질 시간을 지킨 사람은 이보다 적은 22명(24.4%)에 그쳤다. 칫솔질을 꼼꼼히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구강건강 분석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만 12세 어린이의 1인당 충치 수는 2.1개로 2003년 3.3개, 2006년 2.2개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잇몸 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치석이 있는 어린이 비율은 30.3%로 2003년 26.3%, 2006년 18.3%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하루 평균 칫솔질 횟수는 2.7회로 적절했지만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아 치태가 돌처럼 굳는 치석이 생긴 것이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종류는 5~8종으로 알려진다. 이들 박테리아가 2∼3개 또는 8개까지 조합을 이루며 막을 형성한다. 플라크가 두꺼워지면서 생성된 치석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치주인대와 치조골이 무너진다.

 문제는 대부분 칫솔질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이 닦기를 위해선 연필을 쥐는 것 같은 ‘펜 그립(Pen Grip)법’이 좋다. 효과적인 칫솔질을 위해 바쓰 개량법을 배워보자. 치아에 칫솔모 끝을 45도 각도로 대고, 모 끝을 이와 잇몸 사이 치주 포켓에 넣어 전후로 4~5회 진동하는 것이다. 포켓을 청소하면서 치면을 닦아낸다.

 이를 제대로 닦으려면 매우 정교한 기술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래서 바쁜 성인은 물론 어린이나 노인·장애인에게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전동칫솔이다.

공기방울로 닦는 셈 … 치아 손상 덜해

1987년부터 개발돼 사용 중인 음파전동칫솔은 일반 전동칫솔과 원리가 다르다. 음파가 분당 3만 회 진동하면서 미세하면서도 강력한 공기방울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칫솔모에 의한 마찰을 크게 줄인다. 효과적으로 치태를 제거하면서 치아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칫솔질을 할 때는 어금니 쪽에 신경을 써야 한다. 치아끼리 닿은 면적이 넓어 칫솔 접근이 어렵다. 음파가 만들어내는 공기방울은 칫솔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도달한다. 치아 틈새는 물론 치아와 잇몸 사이도 깨끗이 청소한다.

 연세대 치과대병원 치주과학교실 김종관 교수팀은 25~55세 남녀 82명을 대상으로 음파전동칫솔의 치태 감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칫솔 사용자보다 음파전동칫솔 사용자의 치태 감소율이 2배 이상 높았다. 또 음파전동칫솔을 사용했을 때 사용 기간에 따른 치태 감소폭도 일반 칫솔보다 컸다(‘대한치주과학회지 2006년’).

 치아의 세균막은 24시간 내에 생성된다. 칫솔질을 안 하면 4일째 되는 날부터 덩어리가 돼 7일째엔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수백만 마리의 세균 덩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하게 조직된다. 따라서 음식 섭취 후 칫솔질은 빠를수록 좋다.

전동칫솔 사용시 주의점

● 전원버튼은 입 안에 칫솔모를 위치한 후 작동시켜야 한다. 그래야 치약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시간은 치아 당 2~3초 동안, 위치는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가 적당하다.

● 칫솔모 교체 시기는 하루 2번, 한 번에 2분 동안 사용했을 때 3개월이다. 교정환자는 1~2개월마다 교체해야 한다.

● 문지르거나 세게 힘을 줘 사용하면 안 된다. 칫솔모가 벌어지면 효과가 떨어진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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