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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올리기 수단’으로 전락한 대학 영어강의

중앙일보

입력

영어강의 수강이 대학생들의 ‘학점 올리기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현재 영어강의를 시행하는 주요대학은 KAIST를 비롯,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경희대·POSTECH(옛 포항공대)·중앙대·성균관대·홍익대 등이 있다. 대학교육협의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영어만으로 진행하는 강의 비율은 수도권 주요 대학이 30%, 비수도권 대학은 1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름뿐인 영어강의가 되기 일쑤다.

서울 소재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P양(21)은 “전공필수 과목이 영어강의인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교수도 영어강의에 능숙하지 않아 수업시간에 딴 짓 하기 일쑤다. 교재만 영어이고 실제로는 교수가 한글로 강의를 정리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 밝혔다.
또 다른 서울의 사립대학에서 영어강의를 수강했던 H양(21)은 “100 퍼센트 영어로 강의했고 알아듣기에도 좋은 수업이었다. 하지만 시험공부나 과제를 위해서는 다시 우리말로 해석해야 하므로 효율적인 강의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영어수강을 신청하는 이유는 학점에서의 이득 때문이다. 영어강의는 절대평가로 운영되거나 상대평가인 경우에도 고학점 비율이 일반강의보다 높다. 일반강의의 경우 대개 A 이상 35% 이내, B 이상 누계 70% 이내, D+ 이하 5% 이상 부여를 원칙으로 한다. 영어강의의 경우 A 이상 50% 이내, B 이상 누계 90% 이내를 원칙으로 하는 등 고학점 비율이 높다.

P양은 “잘 전달되지 않는 영어강의라도 시험기간에 책만 열심히 읽으면 학점은 잘 나와 학점 욕심에 듣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명지대학교 이소현 대학생 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의 산학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내용이 중앙일보 온라인편집국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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