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기업 해체와 인터넷 혁명

중앙일보

입력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몰락은 디지털 문명의 도래가 가져온 사업변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1768년 탄생하여 7,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던 이 거대 브랜드에게 타격을 가한 것은 어이없게도 CD롬 한 장이었다.

''기업 해체와 인터넷 혁명''(필립 에번스, 토머스 워스터 저.세종서적.13000원) 은 기존 미디어그룹의 흥망기로 시작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수석 부사장인 저자들은 브리태니커의 몰락을 더욱 세밀히 분석하여 이 지식그룹에 가장 위협적이었던 경쟁 상품은 ''엔카르타''와 같은 CD롬 상품이 아니라 컴퓨터와 그를 둘러싼 환경이었다고 평한다.

''기업 해체...''가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은 기존의 사업 구조 중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중요성을 띌 요소, 미래에도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주는 생존 원칙을 찾아내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터넷 등이 몰고 온 산업구조의 현상을 ''해체''라는 단어에 집중시키고 있다.

사회의 각 부문은 맹렬한 해체 과정을 겪고 있다. 업무 수행을 위한 설계, 생산, 판매, 배달, 지원 등 통합된 ''가치 사슬의 해체'', 사업 본부, 공급 체인, 조직 구조 등의 대상을 연결하는 ''정보 연결 고리의 해체'', 윤택성(Richness.얼마나 깊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가) 과 도달성(Reach.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가) 의 반비례 관계의 해체 등.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지에 게재된 논문에서 출발한 ''기업 해체...''는 사업체의 간부들, 기업가들, 관련학계 종사자들을 주된 독자층으로 겨냥해 저술되었다.

컨설턴트의 저서답게 각 장마다 핵심개념 정리, 모호한 개념에 대한 문답풀이 등이 마련되어 있다. ''스스로 자기 사업을 해체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대신 해체할 것''이라는 조언 등이 설득력있게 개진된다.

Cyber중앙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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