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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와 가전제품 가격인하

중앙일보

입력

WTO 가맹에 대비한 사재기나 디플레이션 가속 걱정.

올해 세계무역기구(WTO)가맹이 확실시 되는 중국에서 자동차나 텔레비젼 등 내구성 소비자의 소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WTO 가맹에 의한 수입관세의 인하로 가격이 언젠가는 내려간다고 예상하고 제품구입을 미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판매점등은 매상확보를 위해서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은 경기감속에 의한 소비부진으로 27개월 연속 소매물가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WTO 가맹으로 가격인하가 더욱 촉진된다면 디플레이션을 한층 가속시킬 염려가 있다.

대기업의 자동차메이커 생산을 하고 있는 천진의 한 자동차회사는 지난 19일에 주력 승용차 중 공무용 등에 한해서 3-7%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국산 메이커보호를 위해서 수입차에 80%이상의 고관세를 가해왔으며, 국산차도 비교적 비싼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 내 자동차가격은 지금까지 높은 가격으로 판매자세를 일관하면서 최근 수년간 가격인하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회사의 가격인하조치는 상당한 변화를 느끼게 하는 것으로써 타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폭스바겐과의 합작으로 산타나를 생산하는 상해기차공업의 어느 판매점은 "우리도 가격경쟁의 준비가 필요하다" 면서 지난주부터 자체적으로 1대에 5백에서 천 원의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중국의 WTO 가맹을 둘러싸고 작년 11월의 미중합의에서는 자동차 수입관세율을 2006년 까지 수입수량제한도 철폐한다고 정한 바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앞으로 몇 년이면 대폭으로 가격이 내려가는데 지금 차를 사는 것은 손해라는 의식이 강하다.

특히 가격인하는 텔레비젼에서도 두드러진다. 현재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29인치의 대형 국산 텔레비젼은 작년 가을 3천 원 전후에서 가격이 결정되었으나 미중합의 후에는 2천5백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제품에서는 디지털 다용도 디스크플레이어의 가격인하가 눈에 띈다. 한편 중국정부는 간부들의 교육을 통해 성장유지에 힘쓰고 있다.

중국지도부는 99년 11월의 미중의 WTO합의이후, 가맹의 의의와 영향에 관한 내용으로 간부 교육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산당의 간부교육기관인 중앙당교에서 이번 달 WTO 문제에 관한 연속강의를 개최하고 있고, 시장개방으로의 위기감 때문에 가맹에 신중했던 국유 기업의 간부들에게도 국제 경쟁에 대비하도록 호소했다. 강택민 국가주석도 연초의 연설에서 연내 가맹을 염두에 두고 경제의 글로벌화의 추진을 강하게 호소했다.

한편,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통한 일반국민들을 향한 선전에서는 WTO 가맹에서 내구 소비자 가격이 하락한다고 하는 표현을 신중하게 피하고 있다. 즉, 가격인하를 기다리면 재고가 늘어나고 이는 디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결국은 7%정도의 경제성장 목표달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정부는 가격급락의 회피로 성장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북경시는 물가상승의 요인이 없는데도 버스나 지하철의 요금 등을 2배 이상한 것도 디플레이션을 염려하고 오히려 인플레를 유발하려고 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가전 등 일부 업계에서는 가격인하를 하려는 담합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에서 98년에 텔레비젼의 메이커나 판매업계 등이 정부공인으로 "자율가격"이라고 하는 이름의 가격 카르텔을 내보였다. 단지 시장경제화로 메이커주도의 가격통제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카르텔의 효과는 엷어지고 있다. 소비자의 의식은 이미 WTO 가맹 후를 넘보고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인하의 영향은 예상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본 정보는 한중경제교류중심 제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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