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 무대 오른 MC 박칼린, 열창으로 배우끼 발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MC를 맡은 박칼린이 열창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뜨거운 쇼와 감동의 진폭은 여전했다. 7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은 꿈과 회한의 공간이었다. 1년간의 뮤지컬 무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축하 공연은 롤러코스터 마냥 관객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감격적인 수상을 한 주인공들을 기쁨의 탄성과 눈물을 함께 쏟아냈다.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는 그 자체로 한 편의 가슴 찡한 무대였다.

 ◆박칼린과 돈키호테=시작부터 다채로웠다. ‘영웅’의 주인공 안중근의 독백이 처연히 전해오는가 싶더니 이내 ‘미스사이공’ 킴의 절박함이 밀려왔고,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역동성과 ‘모차르트’의 소름 돋는 노래가 무대를 꽉 채웠다. 지난해 남녀 주·조연상을 차지한 4명의 배우들로 꾸민 오프닝 무대는 소박했지만 짜임새 있었다.

 MC는 박칼린·오만석·김무열이 맡았다. 진행자가 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더 뮤지컬 어워즈’의 전통은 이번에도 빛났다. 화려한 패션쇼의 향연인 ‘아이다’의 첫 시작은 김무열의 노래가 장식했고, ‘빌리 엘리어트’의 발레 선생역은 오만석이 맡았다. 오만석과 김무열이 각각 지킬과 하이드 복장을 하고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특히 2부 시작을 맡은 박칼린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주제곡을 박진감 넘치게 소화했다. 지금껏 리더의 모습만 보여준 박칼린이 배우로서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공로상 김민기=올해 ‘더 뮤지컬 어워즈’는 소극장 공연의 산증인 극단 학전 김민기 대표에게 공로상을 바쳤다. 1994년 시작된 ‘지하철 1호선’은 14년간 4000회 공연되며 소극장 뮤지컬의 전범이 됐다. 극단 학전은 설경구·김윤석·황정민·조승우·배해선 등 영화와 뮤지컬의 중심 배우를 배출하며 ‘배우 사관학교’로 불렸다. 김 대표는 쑥스러운 듯 “감사합니다”란 단 한마디만 남기고 자리로 돌아갔다.

 ◆압도적인 무대=쇼는 화려했다. 고대 이집트와 21세기 파리의 오트 쿠튀르 패션쇼를 넘나드는 듯한 ‘아이다’의 격정적인 무대부터 압권이었다. 이어 4명의 꼬마 빌리가 펼치는 발레와 탭댄스가 객석을 출렁이게 하더니 ‘서편제’ 송화가 쏟아내는 한(恨) 서린 절규는 객석을 이내 숙연하게 만들었다. 2부에선 ‘지킬 앤 하이드’ 홍광호가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줬다. 김준현이 펼치는 ‘얼라이브’에 세종문화회관은 활활 타올랐고, ‘스프링 어웨이크닝’ ‘광화문 연가’로 이어지며 어워즈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달았다.

 ◆눈물의 수상=남우신인상은 빌리 엘리어트에서 1대 빌리 역을 맡은 다섯 소년 김세용·박준형·이지영·임선우·정진호가 받았다. 최연소 수상자들이 앞다퉈 수상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글썽이자 격려의 박수가 터졌다. ‘서편제’로 극본상을 받은 조광화는 준비해 온 장문의 소감을 통해 창작 뮤지컬이 생존하기 힘든 현실을 개탄했다. 그리고 마침내 시상식의 꽃인 남녀주연상 수상. 2년 여 공백이 무색하리만치 뜨거운 공연을 보여줬던 조승우가 ‘지킬 앤 하이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여우주연상으로 차지연이 호명되는 순간, 여배우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졌다. 차지연은 “엄마 고마워”라 말하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최우수 창작 뮤지컬상은 ‘서편제’의 몫이었다. 지난달 운명을 달리한 조왕연 프로듀서를 대신해 극본상을 받은 조광화가 수상했다. 숙연함이 객석을 감싸 안으며 그 어느 때보다 뭉클했던 시상식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특별취재팀

문화스포츠 부문=최민우·이경희·정강현·김호정 기자
영상부문=양광삼·김도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