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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에로스'와 우주선 밸런타인 데이 랑데부

중앙일보

입력

소행성 탐색을 목적으로 발사된 무인 우주선이 1년간의 엇갈림 끝에 밸런타인 데이인 14일 ''에로스''라는 이름이 붙은 소행성의 궤도에 진입한다.

인간이 만든 우주선이 소행성 궤도에 진입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로 이 우주선이 궤도를 선회하면서 보내오게 될 자료들은 지구와 충돌하게 될지도 모르는 ''킬러 소행성''에 대한 방비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과거 공룡의 멸종도 이같은 ''킬러 소행성''과의 충돌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소행성 탐사를 위해 발사된 ''지구근접 소행성 랑데부''(NEAR) 우주선은 ''에로스'' 소행성에 느린 속도로 접근하고 있으며 14일 오전(미국 동부시간) 이 소행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감자 모양의 ''에로스'' 소행성은 길이 34㎞, 너비 13㎞로 길이 21㎞, 너비 4㎞인 뉴욕의 맨해튼 섬보다 훨씬 크며 지구와 2억5천600만㎞ 떨어진 채 태양 주변을 돌고있다.

2억2천400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간 NEAR의 ''에로스'' 프로젝트는 지난 96년 2월 시작돼 당초 지난해 1월 이 소행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었으나 로켓 고장으로 실패했다.

지상 통제센터의 엔지니어들은 고장 하루뒤 NEAR를 다시 통제할 수 있게 됐으나 서로 길이 엇갈려 NEAR는 1년여동안 별도의 궤도를 따라 태양을 선회한 끝에 극적인 밸런타인데이의 해후를 실현하게 됐다.

NEAR는 14일 아침 ''에로스''의 320㎞ 거리까지 근접해 중력권에 진입하게 되며 그후 1년간 이 소행성의 궤도를 선회할 예정이다. 그사이 NEAR는 천천히 하강을 거듭해 연말께는 태양열 수집판을 펼친 채 ''에로스''의 표면에 착륙, 사진을 촬영하게될 가능성도 있다.

NEAR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존스 홉킨스 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의 과학자 로버트파르카르는 "에로스 표면 착륙은 NEAR 프로젝트 팀이 이번 탐사임무의 끝무렵에 할일로 고려중인 몇가지 선택방안의 하나"라고 말했다.

NEAR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계약에 따라 이 연구소에서 설계 및 제작이 이뤄졌으며 코넬대학과 제트추진연구소의 과학자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NEAR는강력한 카메라를 비롯해 이 소행성의 표면 지도작성과 탐사, 밀도 및 화학성분, 자기장 등의 측정을 담당할 5개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 우주선의 카메라는 ''에로스''에 관한 컬러와 흑백사진들을 지구에 전송할 예정이다.

''에로스'' 자체는 지구에 위협을 주지 않지만 이 소행성에서 얻어진 자료들은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앞으로 위험한 소행성들에 대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9년에는 지름 400m의 소행성이 지구의 64만3천㎞ 거리를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과 지구가 불과 6시간 차이로 우주상의 같은 지점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들 가운데는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을 핵무기로 파괴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과학자들은 이같은 방법으로 대처하기 전에 우선 소행성들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연구원 앤드루 정은 "지구를 향해오는 소행성이 발견됐을 경우 산산조각 내지 않고 어느 정도로 세게 밀어낼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소행성을 파괴할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질수 있다"고 밝혔다.

[로럴 <미국 메릴랜드주>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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