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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초'김정일이 즐겨 피운 담배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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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골초’였던 김정일은 2001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었다”며 금연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이후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금연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도 그가 줄담배를 피웠다는 사실이 위키리크스에 폭로될 정도로 김정일은 애연가이다. 지금도 담배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이 즐겨피우는 담배는 '던힐'과 '로스만'이다. ‘555’라는 담배도 즐겨 피운다. 이들 담배는 북한 암시장에서 한 갑에 2~3 달러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애연습관은 외국인에게 북한을 자랑할 때 담배이름을 들먹이는데서도 잘 나타난다. 김정일이 외국인들에게 "우리 만수대 예술단은 '555'처럼 유명하다"고 자랑하곤 하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김정일은 때론 외국담배의 질에 미치지 못하는 북한의 담배가 불만스러워 음식전문연구소에 지시해 금줄 친 ‘로스만’을 본뜬 ‘백두산’을 만들기도 했다. 음식전문연구소는 김정일 일가의 건강을 책임지는 부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역시 외국 담배의 질을 따라가지 못하자 '555'나 '던힐'을 피운다.

북한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값싼 담배는 ‘해당화’다. 1970년대 국내 '새마을' 담배처럼 필터가 없다. 외국담배를 즐겨 피우는 부유층들은 해당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은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닐 때 학부에 당간부 자녀들이 많았다. 그런데 '해당화나 피우러 가자'고 말했는데 못알아 듣는 이들이 꽤 있어 놀랐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요즘 평양의 거리는 담배 이름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안상택거리는 재일동포들이 많고 살고 수준이 높다고 해서 ‘세븐 거리’로, 창광거리는 당 간부들이 많다고 해서 ‘로스만 거리’로 불린다는 것이다. 광복거리는 신흥 부자들이 많이 살아 ‘던힐 거리’로 불린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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