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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s → BRICS, S가 커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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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브라질·중국·러시아·인도를 ‘브릭스(BRICs)’로 처음 규정한 사람은 2001년 당시 골드먼삭스의 짐 오닐 이코노미스트였다. 이들 4개국의 성장잠재력이 비슷하다는 점과 세계 경제의 중심이 선진 7개국(G7)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는 트렌드를 정확하게 짚은 신조어(新造語)였다.

 그후 10년. 브릭스의 성장세는 당초 골드먼삭스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릭스 4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8.3%에서 2010년 17.4%로 늘었다. 브릭스는 세계 외환보유액의 41%를 쥐고 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900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정치적 위상도 커졌다. 지난해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브릭스의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율이 늘었다. 지분율 순위가 중국은 6위에서 3위로, 인도는 11위에서 8위로, 러시아는 10위에서 9위로, 브라질은 14위에서 10위로 올랐다. 브릭스 4개국이 모두 10위권 안에 오르며 발언권을 강화한 것이다. 브릭스는 지난달 유럽인 IMF 총재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 들어 브릭스는 확대 개편됐다. 올해부터 브릭스 정상회담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여했다. 이로 인해 브릭스(BRICs)는 브릭스(BRICS)로 진화했다. 브릭스라는 단어 끝의 소문자 ‘s’가 남아공을 뜻하는 대문자 ‘S’로 바뀐 것이다. 브릭스만 진화한 게 아니다. 브릭스란 말을 처음 만든 짐 오닐은 골드먼삭스자산운용의 회장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7일 브릭스(BRICS) 등 신흥국의 급성장세가 글로벌 불균형을 완화하는 측면이 있지만 자산거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 대외경제국은 ‘브릭스’ 개념 등장 10년을 기념해 내놓은 ‘브릭스 10년의 평가 및 신(新) 브릭스의 등장’ 보고서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우선 브릭스 소비시장의 급성장과 중산층 확대는 글로벌 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대 브릭스의 연평균 소비증가율은 12.7%, 수입증가율은 17.9%로 선진국의 세 배가량을 웃돈다.

 하지만 브릭스 등 신흥국의 급성장이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해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도 될 수 있다. 재정부는 “풍부한 국제유동성과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신흥국 인플레 압력 요인으로 작용해 경기회복과 장기적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거품 가능성도 여전하다. 재정부는 “2009년 이후 풍부한 국제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신흥국 자산거품이 형성돼 금융불안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 쏠림은 다시 유출의 쏠림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비정상적인 자국통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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