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NTT 접속료 양보 시사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정부는 일본전신전화(NTT)가 국내외 경쟁업체들에게 부과하는 고가의 접속료 문제에 대해 미국, 유럽 등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10일 밝혔다.

야시로 에이타(팔대영태) 일 우정상은 자문기구인 통신위의 보고서를 접수한 후 "정보통신 부문의 발전을 따라잡기 위해 시간과 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4개년에 걸친 인하계획은 다소 길다"고 양보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인하일정은 밝히지 않고 "조속히 인하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NTT측의 노력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통신위는 야시로 우정상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인하 시기와 비율을 언급하지 않은 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접속료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미.일 양국간 합의에 따라 NTT가 현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국내외 경쟁업체들에게 올해 41%까지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고가의 접속료 때문에 유럽의 기업들이 막 붐을 타기 시작한 일본 통신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항의서한을 9일 일본에 전달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회담에서 4개년에 걸쳐 22.5%까지 인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고집했다.

한편 리처드 피셔 미 무역부대표는 "통신위 보고서에 실망했다"면서 "우정성이 좀 더 과감한 접속료 인하를 실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 도쿄 대표부도 접속료 인하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일본에 경제재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NTT는 일본내 현지 전화망의 96%를 점유하고 있으며, 인터넷 접속자들에게 전화와 똑같은 분당 요금을 부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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